`유민 포르노 파동`을 몰고 왔던 화제의 영화 `신설국(新雪國)`이 27일 극장가에 선보인다. 한국에서 TV 탤런트로 활약중인 일본인 유민(후에키 유코)이 주연한 `신설국`은 제4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첫 수혜작으로 관객과 만난다. 올해부터 `18세 이상 관람가`의 일본 영화가 전면 개방됨에 따라 극장에 걸리게 된 첫 영화인 것이다.
인생의 막장에 이른 중년 시바노 쿠니오(오쿠다 에이지)가 온통 눈으로 뒤덮인 니가타(新潟)현 쓰키오카(月岡) 마을을 찾아온다. 사업에 실패해 가족에게조차 외면당한 그가 삶을 마무리할 장소로 이 한적한 시골 마을을 택한 것.
우연한 기회에 시바노와 만난 젊은 게이샤(藝者ㆍ일본식 기생) 모에코(유민)는 시바노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를 눈치챈 뒤 동병상련의 마음을 품는다. 전 재산 200만엔을 모에코에게 맡긴 시바노와 남자친구가 죽은 뒤 자책감에 시달려 온 모에코는 이때부터 사랑의 수순을 밟아간다.
영화에서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흰 빛으로 가득한 설원의 영상. 상투적인 음악과 전개가 확인되는 영화에서 사실 그 이상의 미학을 발견할 수 없는 점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국내에서 스타덤에 오른 유민의 존재가 아니라면 굳이 우리 관객과 만나기 힘들었을 영화인 것. 수입사가 정사 장면 등을 모은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따로 게재하고 있는 점은 되려 이 영화의 의의를 확인케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세간의 호기심과는 달리 영화는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이지도 않다. 일본 나오키상 수상작가 사사쿠라 아키라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노벨문학상 수상작 `설국`을 리메이크한 작품이 원작이다.
<이상훈기자 fl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