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이혼도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어네스트 고메즈와 아내 브랭카는 지난 3년간 이혼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이미 따로 살고 있고 두 아이들에 대한 양육권과 양육 비용에 관한 문제도 서로간에 매듭이 지어졌다. 그러나 이혼 파일을 접수시키는 `난관`에 부딪쳐서는 꼼짝도 못하고 있다. 이혼을 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골치 아픈 일거리들을 처리해야 하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변호사를 고용하려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1,500달러는 들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법원에서 제공하는 무료 이혼 서비스가 있기는 하지만 수주에 걸쳐서 수많은 미팅을 가져야되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런 고메즈에게 우연히 라디오 방송에서 듣게 된 인터넷을 통해 이혼 절차를 처리해준다는 광고는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이혼 케이스를 확실하게 끝내 준다는 `컴플릿케이스.컴(completecase. com)`이란 회사는 249달러만 내면 인터넷으로 이혼 서류를 만들어 준다고 선전했는데 한번 시험해 보기로 했다. 그는 웹사이트에 등록한뒤 나흘 뒤 이혼 서류를 완성하여 법원에 접수할 수 있었다. `컴플릿케이스`가 시키는 대로 하나씩 하나씩 따라서 빈 칸을 적어나가면 이혼 서류를 쉽게 그리고 아무것도 빠뜨리지 않고 완성할 수 있다고 고메즈는 이 사이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혼하려고 해도 복잡한 법적 절차 때문에 물러서 있던 사람들에게 인터넷 이혼 사이트가 각광받고 있다. 변호사도 필요없고, 저렴하고 재빨리 이혼 시켜 준다. `이혼 마법사`(divorcewizards. com), `이혼 혼자서 처리하기`(divorceyourself.com)등 이혼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이름도 멋지다. 이들 회사들은 이혼절차를 이해하기 쉽고 간편하게 끝낼 수 있도록 돕는 키트를 제공하는데 대부분 300달러 안쪽의 요금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변호사가 필요없고, 변호사의 도움말을 굳이 받고 싶다면 전화나 이메일로 상담해주고 별도의 수수료를 청구한다. 이들 인터넷 이혼 회사들의 인기는 대단하다. `리걸줌.컴`(legalzoom. com)는 지난 2001년 개설한 이래 이 사이트에서 3만 건 이상의 이혼을 처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혼 서류를 법원에 직접 가지고 가서 접수시켜야 하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간단한 온라인상의 질문에 하나씩 대답을 해 가면 30분 이내에 이혼 서류 작업을 끝낼 정도로 간편하기 때문에 인기가 폭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렇게 편리한 온라인 이혼은 이혼 조건에 관한 합의가 이뤄졌을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다. 부부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갈등을 겪고 있는 경우라면 해당이 되지 않는다. 또 합의됐다고 하더라고 모든 사람에게 이혼이 최상의 해결책은 아니다. 결혼 주창 그룹인 `결혼 지키기`Marrage Savers)의 회장 마이크 맥매너스는 “인스턴트 이혼은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비난하며 “서로 차이점을 확대해서 문제를 키우는 것보다는 서로 냉각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혼에 대한 가치 판단과는 별도로 인터넷 이혼 서비스는 확대 일로에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와 유타의 혼자서 처리하는 이혼 사이트는 인기가 높다. 온라인으로 이혼 서류를 작성하게끔 도와주는데 캘리포니아의 사이트(www.courtinfo.ca.gov/selfhelp)는 무료로 이용이 폭주하고 있다. <박찬일 대신증권 신설동지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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