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와 신용경색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저가상품 선호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자체브랜드(PB) 상품과 소포장 상품의 인기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고 백화점들도 세일 막판 1만원 짜리 의류 등을 대거 선보이며 저가상품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에서는 최근 들어 두부, 화장지, 라면 등 구매빈도가 높은 생필품 PB상품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PB상품인 '홈플러스 좋은상품 라면'은 최근 3개월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 급증했으며 '홈플러스 좋은상품 두부'와 '홈플러스 좋은상품 얼음골샘물' 매출도 각각 200%, 121% 증가했다. PB 라면 상품이 전체 라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에서 올해 5%로 높아졌으며 PB 두부 매출비중은 지난해 5%에서 올해 18%로 늘었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남아서 버릴 일도 없는 소포장 미니상품도 인기다. 홈플러스 즉석조리상품의 소포장 매출비중은 지난 2006년 13%에서 올해 현재 24%로 크게 늘었다. 즉석김치의 경우에도 200g, 380g, 750g 등 소포장 김치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10% 늘어난데 반해 2.5kg, 4.5kg 등 중포장 이상 상품의 신장률은 -1~1%대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기존 책보다 40% 가량 낮춘 포켓북도 지난해 말 런칭 당시 매달 1만권 정도 팔리다가 최근에는 한달 판매량이 2만5,000권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고객들은 가격을 20~30% 깎아주는 행사보다 반값 할인상품이나 1,000~2,000원대 균일가 행사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상품군에서도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지난 8~9월 가격 메리트가 있는 패트나 병맥주 매출이 7.8% 신장한 반면 캔맥주는 5.5% 늘어나는데 그쳤고 라면도 봉지라면은 16.9% 신장했으나 용량 대비 가격이 비싼 컵라면의 신장률은 6.2%에 불과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 판매도 21.9% 증가한 반면 쇠고기 매출은 2%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 백화점들도 올 가을 정기세일 막판에 여성의류를 1만원에 판매하는 등 초특가행사를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은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여성캐주얼 1만원 균일가 한정판매전'을 열고 페이지플린 니트(10장 한정), 코데즈컴바인 티셔츠(50장), 비지트인뉴욕 티셔츠(100장) 등을 1만원에 판매한다. 또 같은 기간 정상가 대비 70% 이상 할인판매하는 '여성 영캐주얼 특별전'을 통해 폴햄 체크셔츠와 흄 재킷을 1만원에 선보인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10~12일 '망고 초특가 상품전' 행사를 열고 티셔츠를 1만원, 니트와 바지를 1만9,000원에 판매하며 신세계백화점은 '란제리 특별 초대전'을 통해 비너스와 와코루 팬티를 각각 8,000원, 9,800원에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