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뭉쳐야 산다


필자에게는 오랜 취미와 특기가 있다. 취미는 '사람 돕는 일'이요 특기는 '사람 엮어주기'다.

물론 도움이 될 만한 사람끼리 엮어준다. 방송이나 신문 인터뷰에서도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싶어 필자에게 취미를 종종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사람 돕기'라고 대답하면 매우 흥미로운 표정으로 후속 질문들을 쏟아낸다.


1970년대 말부터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 그리고 현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이르기까지 짧지 않은 세월을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분야의 어려움과 애로사항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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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상공인은 대·중기업과 비교하자면 숫자도 많고 자체해결 능력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정부의 끊임없는 관심을 원하고 있다. 정보수집 능력부터 기술·디자인·인력·자금·판로 등 모든 면에서 취약하다. 그래서인지 필자의 개인 취미가 특기로 발전해온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다.

필자는 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한 후 '소상공인·전통시장 서로 돕고 엮어주기' 활동을 전개해왔다. 공단 지역본부가 전국에 11개 있는데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해당 지역 소상공인들과 전통시장 상인들, 그리고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대기업·중견기업·금융기관·교육기관·공공기관·행정기관 소속 인사와 회계사·변호사·컨설턴트 등을 한자리에 초청, 토요일에 등산을 하거나 둘레길을 걸으며 소상공인들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케 도와주는 상생활동이다. 정부 보조금이나 정책자금으로 소상공인들을 돕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돈 들이지 않고 서로 도움을 통해 지원해주는 일종의 과외활동인 것이다. 15명 안팎의 참석자들로 편성된 조(組)별 활동으로 조원들이 갖고 있는 문제는 '오늘 이 현장에서 서로 도움 주고받기로 즉시 해결한다'는 원칙으로 진행되는 덕에 참석자들의 표정은 시종일관 상기돼 있다.

11개 지역을 돌면서 3,000여명의 참석자 간 네트워킹을 통해 판로, 구인·구직, 컨설팅·교육, 홍보 등 여러 분야에서 150여건의 엮어주기 성과를 얻기도 했다. 그간 참여하지 않던 단체 간부들도 오해를 풀고 함께하게 돼 기쁘기 그지없다. 추진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지적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며 보완해서 관심 있는 분들 모두와 함께 즐겁고 보람 있게 하려 한다.

움츠러든 시대에 서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확실히 도와 다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 그것이 요즘같이 어려운 시대를 함께 헤쳐나가는 지혜가 아닐까. 국민운동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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