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ㆍ4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한국은행이 지난 4월 속보치로 내놓았던 것보다 더 높아져 7년3개월 만에 8%대의 경이적인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민들의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것을 기준으로 한 실질 국민총소득(GNI)의 개선폭은 도리어 무뎌졌다. 외화내빈의 고질적인 상황이 좀처럼 치유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은이 4일 발표한 '1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1ㆍ4분기 GDP는 전기 대비 2.1%, 전년 동기 대비 8.1%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속보치에 비해 전기비와 전년 동기비 성장률이 각각 0.3%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속보치보다 잠정치가 이렇게 높아진 것은 속보치 발표 이후 나온 3월 산업생산지수와 서비스업활동지수 등이 추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GDP 성장률은 전기와 비교해 2008년 4ㆍ4분기 -4.5%를 기록한 이후 연속 5분기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 실장은 "4~5월 중 수출입이 늘어나고 있고 산업생산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 올해 2ㆍ4분기에도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1ㆍ4분기 성적표를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이 반도체와 전자부품ㆍ통신기기 등의 호조로 전기 대비 4.2%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속보치에 비해 0.6%포인트 높은 수치다. 건설업도 건물건설의 경우 부진했으나 토목건설이 크게 늘어 속보치(1.6%)보다 높은 1.9%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등의 호조로 속보치(1.5%)보다 높은 1.6%를 기록했다. 올해 1ㆍ4분기 명목 GNI는 전기 대비 2.8% 증가해 전분기(1.1%)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더 잘 반영하는 실질 GNI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8.9%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전기보다는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ㆍ4분기의 2.7%에 비해 증가폭이 3분의1에 그친 것인데 이는 유가상승으로 수입품 가격이 수출품 가격에 비해 더 오르는 등 교역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