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2월 28일] 사랑을 나누는 행복

우리 공사에는 3개 본부가 있다. 그 중 한 본부가 올해 송년회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귀동냥을 해보니 그날 회식비가 15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이 돈으로 쌀ㆍ생필품을 마련해 아동복지센터에 전달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이들은 올해 말 술독에 빠지는 대신 값진 사랑을 나누는 행복을 갖게 됐다. 사실 150만원은 내놓고 이야기하기 부끄러운 액수다. 스타들은 선행에 수천만원을 쾌척하고 대기업의 사회공헌 예산은 수십억원을 오간다. 체계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갖춘 훌륭한 단체들도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작은 나눔이 의미 없는 일은 아니다. 지난 4월 볼리비아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현지 주민들이 공사를 열렬히 환영하며 손수 파티를 열어준 것이다. 뜨거운 포옹으로 반겨준 그들에게 우리는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지역경제를 일으켜줄 '좋은' 기업으로 각인돼 있었다. 자원개발의 첫 과제는 지역과의 관계다. 남미 페루에서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도 우리 공사가 처음으로 한 일은 지역 주민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수시로 공청회를 열고 가가호호 설문이나 인터뷰를 한다. 그들의 상황에 따라 이주를 돕기도 하고 직업훈련을 하거나 의약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 직원들이 출장비를 아껴 어린이들에게 학용품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사업의 당연한 수순으로 여긴다. 그러기에 한국의 광물자원공사(KORES)를 좋은 기업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자랑할 만한 규모는 아니어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 중에도 광산지역에서의 1사1촌, 1사1교 등이 활발하다. 올해는 결연을 맺은 덕수상고에서 1명의 학생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뉴스에는 연일 훈훈한 미담이 이어지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과 개인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반면 후원단체에 접수되는 온정의 손길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많은 이들이 크게 나누지 못하니 민망한 마음이 앞서 나눔을 망설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콩 한쪽도 나눠먹는 게 우리 민족의 미덕이 아니던가. 새해에는 사랑과 희망을 자주 나눌 수 있는 용기를 내기를 응원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