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애플 세계개발자 회의] 잡스 더 수척해졌지만…

수려한 화술과 잦은 몸짓…건재함 과시<br>"티켓 더 팔수 있었는데 큰 공간 없어서…" 웃음 자아내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등장에 전세계의 이목이 한곳으로 집중됐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EO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개발자들의 발걸음을 한곳으로 이끌었다. 개발자들은 행사 전날 저녁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당일 새벽에는 행사장을 한 바퀴 돌 정도로 늘어났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의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잡스는 전보다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지난 3월 아이패드2 발표 행사 때보다 더 마른 듯한 모습 때문에 앞으로도 건강에 대한 우려는 여전할 듯 보인다. 2시간에 이르는 진행시간 중 약 30분간 만 무대에 오른 점도 잡스의 건재 여부에 대한 하나의 판단 요소가 됐다. 그는 1월 무기한 병가를 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잡스는 경쾌한 모습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잡스는 제임스 브라운의 "기분 좋아(I Feel Good)"가 행사장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5,000여명에 이르는 개발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다. 여전히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은 채였다. 잡스는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개발자들에게 "(WWDC) 티켓을 더 팔 수 있었다"며 "지금 이곳이 우리가 마련할 수 있는 가장 큰 공간이라는 사실이 안타깝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모스콘센터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전시장이다. 수려한 화술과 잦은 몸짓도 여전했다. 클라우드를 상징하는 구름 모양의 아이콘과 아이폰·아이패드 등의 아이콘만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애플의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iCloud)'의 모든 핵심 기능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또 일부 서비스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서비스"라고 소개하면서 친근감 있는 모습도 보였다. '프레젠테이션의 귀재'로서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대중 앞에 증명한 셈이다. 잡스의 등장 시간이 적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한 정보기술(IT) 애널리스트는 "잡스는 이전 발표에서도 핵심 내용만을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실리콘밸리의 한 애널리스트도 "잡스의 존재는 3,120억달러에 달하는 애플의 시장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며 "애플의 주주들에게 있어 잡스의 건재 여부는 중요한 정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잡스가 이번 병가로부터 언제 복귀할 것인지를 두고 시장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장 초반에 상승세를 보이다가 잡스가 모습을 나타내자 하락세로 돌아서 전일보다 1% 이상 떨어졌다. 한편 이날 잡스는 정해진 12시에 정확히 발표를 마쳤다. 이날 행사장에는 삼성전자ㆍLG전자ㆍ게임빌ㆍ네오위즈인터넷ㆍ포도트리 등 국내 기업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그만큼 애플이 전세계의 IT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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