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5월 26일] 헬로! 위키피디아

변동식(CJ헬로비전 대표)

사무실 책상에 한 두 개씩은 놓여 있는 포스트잇. 이 제품은 3M의 한 연구원의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찬송가에 사용할 책갈피를 만들려다 우연히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 3M은 이 연구원의 아이디어가 새로운 사무용품으로 개발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고 현재 포스트잇은 3M을 대표하는 제품의 하나가 됐다. 반면 헤지펀드 회사인 디이쇼(D.E. Shaw)는 온라인을 통한 도서 판매라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제안한 한 직원의 아이디어를 묵살한 뒤 뒤늦게 땅을 쳐야만 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인터넷 서점을 세운 직원이 대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 사원은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가 반열에 오른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다. 아이디어 하나가 개인의 생활은 물론 세상을 바꾸는 시대다. 그만큼 기업 경영에서도 창의적인 생각과 아이디어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기업의 성패는 조직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ㆍ지식을 얼마나 잘 이끌어내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른바 ‘지식경영’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식경영은 무엇보다 조직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창의성이 뛰어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다고 해서 그 기업이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3M은 책갈피를 대신하는 메모용지라는 아이디어를 존중해 제품화를 시도했고 결국 회사를 대표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반면 디이쇼는 아이디어가 갖고 있는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 버려야만 했다. 지식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의 창의성 못지않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들 사례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스템과 제도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스스로 그 취지에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조직 내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필자의 회사 임직원들이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헬로 지식인’ 게시판에는 폭탄주 만드는 법과 같이 업무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질문에 대해서도 열띤 논쟁이 벌어진다. 개인의 사소한 일상에서 회사의 주요 사업에 이르기까지 구성원 간의 허심탄회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조직문화, 마치 웹을 통해 모든 네티즌이 다양한 지식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Wikipedia)’와 같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통해 다양한 구성원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우리만의 Only-One적인 사고를 도출해 내는 것이 바로 지식경영의 본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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