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콜금리 인상, 하반기 경제에 부담주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일콜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상한 것은 금통위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 5.31 지방선거 이후 불안조짐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시장을 서둘러 안정시키는 한편, 물가불안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제압하고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는 데다 증시도 빠르게 하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통위의 결정이 부담으로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또 콜금리 인상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뿐아니라 가계부채를 갖고 있는 일반가정의 소비심리를 눌러 경제전반에 여러경로를 거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국제유가 고공행진은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경제의 둔화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갈수록 확산되는 등 대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태다. ◇ 콜금리 인상, 하반기 경기에 부담 가능성 경기가 하반기에 정점을 찍고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게 나오고있는 상황에서 이번 콜금리 인상은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부정적인 신호는 많다. 무엇보다도 3∼6개월후의 경기상황을 예고해주는 선행지표들이 일제히 고개를숙이고 있다. 통계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4월 소비자기대지수는 3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했고같은 달 경기종합지수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3개월째 내렸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6월 업황전망 BSI(실사지수)는 8포인트나 급락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하반기중에 경기가 정점을 찍고 내려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4.4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3%대 중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것으로 내다봤고 삼성경제연구소도 같은 분기의 성장률 전망치로 3.7%를 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은 경기하강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간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금통위가 너무 늦게 콜금리를 인상한 것 같다"면서 "소비.투자심리 등을 짓누르면서 경기의 하강을 가속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고말했다. ◇ 재경부 "경제에 큰 부담 없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콜금리 인상이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판단하고 있다.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하반기 경기는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경기가 하강하면 콜금리를 다시 내리면 된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콜금리 인상은 유동성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아울러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고 탄탄하게 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민간 연구기관들의 예측과는 달리, 하반기 경기의 급랭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콜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경제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에 경기가 안좋으면 거시정책을 통해 관리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현 단계에서 하반기 전망은 비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증시 하락 예상..부동산 안정 기대 콜금리 인상은 증권시장과 채권시장, 외환시장, 부동산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증권시장에서는 이날 콜금리 인상이 발표되자 오전에 코스피지수가 전달보다 20여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1,240대로 추락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국내외 경기 등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시장의약세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콜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콜금리 인상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콜금리 인상에도 환율이 크게 밀리지 않고 있지만 환율 상승 심리에는 다소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역외에서 매수세가 매도세로 돌아서는 등 상승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시장에서도 금리가 일시적으로 상승 움직임을 보였지만 큰 충격은 없었다. 부동산시장은 콜금리 인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콜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들도 금리를 올리고 있어 부동산 투자 등을 위해 시중에 풀려있던 유동성이 은행으로 돌아오고 은행 대출 등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전문가 "소비.투자 심리 위축 우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당장 거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더라도소비 및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미국 등과의 금리 격차 등을 고려할 때 이번 금리 인상 조치가 적절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현재 우리나라 금리가 다른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로, 지금까지 금리가 높아 투자가 부진했던 것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이번 금리 인상이 직접적으로 거시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 상무는 "최근 하반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인상 발표까지 더해져 소비 및 투자 심리가 더 위축될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금리 인상이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 회복 기조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한은이 금리를인상한 것은 부동산 가격 안정을 가장 크게 고려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이달에 금리를 인상하고 이후에도 또 한 차례 올릴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알려지면서 금리 격차 확대에 대한 압박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상은 전반적으로 적절한 것이라고 본다"며 "금리 인상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생각하기보다는 현재로서는 금리 인상을 통한 부동산시장 안정 등을 꾀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의 배경은 원화 절상과 유가 상승, 미국 경제 둔화 등 대부분 외부적 요인들이므로 금리를 좀 내리거나 동결한다고 해서 뚜렷하게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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