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외환은행의 조기 매각이 최선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유죄판결을 받은 론스타가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론스타가 재상고할 경우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외환은행 매각도 장기표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대법원이 이미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했기 때문에 재상고를 하더라도 승소 가능성이 별로 없는데도 론스타가 재상고를 검토하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된다. 하나는 론스타가 유죄판결을 순순히 받아들일 경우 입게 될 이미지 타격을 줄여보자는 속셈이다. 불법집단임을 인정하는 꼴이 될 경우 글로벌 영업에 상당한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가지 이유는 오는 11월 말 예정인 하나금융과의 외환은행 매각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시간을 벌자는 계산이다. 그러나 론스타의 재상고는 여러 면에서 악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보다는 하루빨리 외환은행 매각을 마무리짓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죄판결을 받은 이상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의 대주주 자격을 상실한 론스타에 대해 금융당국은 '조건 없는 매각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외환은행의 매각가격이다. 론스타가 하나금융과 지난 7월에 맺은 계약조건은 외환은행 1주당 1만3,390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은행 주식들이 동반급락하면서 외환은행 주가는 7,000원 수준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현재의 주가와 7월 계약 당시의 주가를 비교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금액이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할 때 재상고 등을 통해 시간을 끌수록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론스타의 입장은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론스타의'먹튀' 시비와 '국부유출' 논란이 거세질 뿐 아니라 '징벌적 공개매각명령'에 부딪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상고 등을 통해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지금부터 재협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 것이 실리적인 면에서 유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매각이 지체될수록 외환은행의 기업가치는 떨어지고 인수자인 하나금융의 부담도 커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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