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핵화 2단계 조치로 불능화할 핵시설 대상에 영변 5MW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측은 전날 중국 선양(瀋陽)에서 열린 6자회담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 첫날 불능화 대상 핵시설로 이같이 제시했다.
북측은 또 영변 원자로의 경우 먼저 8,000개의 폐연료봉을 빼내야 하고 방사능 오염제거의 문제도 있는 만큼 방사화학실험실부터 불능화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급 플루토늄의 원자재가 되는 폐연료봉을 생산하는 5MW원자로와 폐연료봉에서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은 2ㆍ13합의에 따라 폐쇄 및 봉인 조치가 거의 완료된 상태다.
한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북한의 비핵화 2단계 조치인 핵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힐 차관보는 “신고는 핵 프로그램과 시설, 물질을 담게 될 터인데 신고 대상이 꼭 영변에 소재한 것들일 필요는 없다”면서 “‘신고를 먼저 해야 한다’고 하기보다는 몇 개 시설을 불능화하면서 신고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신고단계에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북측의 언급이 UEP를 보유하고 있음을 시인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은 뒤 “자세한 내용은 북측에 물어보라”면서 “중요한 것은 (UEP 의혹규명의) 세부적인 내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