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울산 대형 유통업체-중소상인 갈등 확산

업태 변경 재개장·SSM 잇단 입점에 "말로만 상생" 지역 반발 거세


울산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업태변경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기습입점 등을 통해 시장진출을 강행하고 있어 지역 중소상인들과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8일 울산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구의 이마트 학성점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대형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업태변경을 하기로 하고 15일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도매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마트 학성점 인근에 위치한 학성동 새벽시장 도매상인들이 모여 만든 울산학성새벽시장진흥협동조합은 지난 7일 "이마트는 재개장 공사를 중단하고 상인과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상생을 위한 협상을 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해 달라"며 "9일 다시 책임자와 만나고 싶다"는 뜻을 이마트측에 전했다. 또 업무방해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물건을 하나씩 구매하기도 했다. 30여년 동안 학성동 새벽시장에서 식자재를 취급해 온 상인 A씨는 "이마트 학성점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바꾼다면 새벽시장에서 일하는 상인 600여명의 생계가 위협받는다"며 "중소 상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현 상태의 대형 할인마트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바꾸는 계획을 수립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 일정 등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언양지역 중소 상인들은 언양지역 영세상인 업종보호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롯데슈퍼에 상생협력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지난달 22일 개점한 롯데슈퍼 언양점이 최근 가맹점 형태로 지름 50cm 규모의 대형피자를 1만1,500원에 판매, 언양지역 피자ㆍ치킨 음식점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탑마트와 메가마트 등 대형유통업체가 2곳이나 있는 언양에 롯데슈퍼까지 생기면서 과도한 가격경쟁으로 지역 영세상인들은 생존권을 위협당하고 있다"며 "롯데슈퍼와 울산시, 울주군은 지역상권보호를 위해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롯데슈퍼 관계자는 "대형 피자는 롯데슈퍼의 직영이 아닌 지역 상인이 임대, 운영하는 형태"라며 "소규모로 판매를 하고 있을 뿐 배달이나 전화주문은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북구 매곡동 아파트 단지 내에 SSM의 기습출점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 중소상인들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입점을 추진하고 있는 매곡동에는 반경 500m내 6개의 동네슈퍼가 입점해 있어 SSM이 개점할 시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지역 중소상인들은 '말 뿐인 상생과 협력'이라며 대형 유통업체와 지자체를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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