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케이블TV 방송 사업체의 대주주가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26일 밝혀졌다.서울지검 특수3부(곽상도 부장검사)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M커뮤니케이션㈜의 대주주이자 조선무역㈜ 회장인 이민주(56)씨를 지난 주 소환, 조선무역과 C&M 등 관계사로부터 거액의 회사자금을 유용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이 회장은 검찰에서 “일부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있다”고 혐의 내용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그러나 이 회장이 횡령 액수에서 이견을 나타냄에 따라 금명간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대질 신문을 벌이는 등 보강조사를 거친 뒤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에 앞서 이달 중순 서울 삼성동 조선무역 사무실과 C&M의 삼성동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회계장부 등 관련 서류를 입수해 검토 작업을 벌여 이 회장의 횡령 등 범죄혐의 물증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 회장 등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치권과 관계 부처 공무원 등에게 금품 로비를 벌인 의혹이 있다는 첩보도 입수, 조사를 벌였으나 관련 물증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C&M 외에도 H창업투자사 및 인터넷 전자결제 대행 업체인 K사 등의 대주주를 겸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정ㆍ관계 로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비자금 조성 및 사용 내역 등으로 수사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1997년 조선무역 케이블방송 사업부문 신설과 함께 케이블방송 업계에 뛰어든 이 회장은 회사 분할 방식을 통해 국내 최초의 방송 통신분야 지주회사인 C&M을 설립, 서울과 경기 지역 12개 케이블TV 방송국(SO)을 보유한 국내 최대 업체로 성장시켰으며 현재 75%의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