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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내년 상반기 발효"
김종훈 본부장… 美 FTA 비준 우회압박 전략인듯
황정원기자 garden@sed.co.kr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시기가 당초 예정된 내년 7~8월에서 내년 상반기 내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협정 체결 2년 반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한미 FTA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압박을 가하려는 정부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주최 오찬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한ㆍEU FTA 발효는 내년 상반기 중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협정문 번역작업이 끝나면 내년 1ㆍ4분기 중 서명한 뒤 발효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EU와의 FTA는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당초 내년 7~8월께로 예상했던 EU와의 FTA 발효를 앞당긴 것은 EU를 통해 미국을 움직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EU 및 다른 국가들과의 FTA가 먼저 효력을 낼 경우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35만개의 일자리를 잃어버릴 것"이라며 비준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던졌다.
자동차 추가요구에 대한 질문에 김 본부장은 "재협상에 대해 어떠한 것도 오픈된 게 없다"며 "재협상은 우리에게 선택요소가 아니다. 그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재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함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미국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존 딩겔 민주당 하원의원이 한국 자동차산업의 대미 무역 관행이 불공정하다며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하원 세입위에 제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추가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자국시장 개방 축소 및 한국에 자동차 추가개방을 요구하는 패키지 권고안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비준 시기에 대해 김 본부장은 "건강보험 개혁 등의 자국 내부 문제가 빨리 해결돼 내년 초에는 FTA에 대해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하순보다는 내년 초"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내년 상반기 안에 비준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AP통신ㆍ로이터ㆍ피가로 등 다수의 외신 기자들이 참석해 한미 FTA 및 한ㆍEU FTA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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