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체와 할인점간의 가맹점 수수료 분쟁이 최대 고비였던 추석을 넘기면서 제2라운드에 본격 돌입했다.
비씨카드와 이마트간의 수수료 조정을 위한 실무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롯데마트도 10월부터 삼성카드와 계약해지를 선언하는 등 강경자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사태는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양측이 추석을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양측이 한발 양보했으나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할인점별로 어떤 카드를 사용할지 몰라 혼란을 겪는 등 양측간 분쟁으로 소비자들의 불편만 가중되고 있다.
◇실무협상 제자리걸음= 비씨카드와 이마트는 양측 사장의 회동 이후 이달 중순부터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서로의 입장차이만 재확인,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협상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종전 수수료율로는 적자만 쌓이기 때문에 개선되지 못한 조건에서 협상을 매듭지을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이마트측도 “전 매장에서 비씨카드를 받지 않더라도 고객의 불편이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금으로 결제하는 고객에게는 할인혜택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고객이탈을 방지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양측은 10월부터 다시 협상에 나설 계획이지만 팽팽한 힘겨루기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전망이다.
◇다른 할인점으로 확대= KBㆍLGㆍ삼성 등 카드사들이 잇따라 롯데마트ㆍ까르푸 등 할인점에 수수료 인상안을 통보한 이후 이번 사태는 카드사와 할인점간의 힘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23일부터 롯데마트ㆍ월마트ㆍ까르푸 등 주요 할인점에 대해 수수료율을 종전 1.5%에서 2.3%로 올렸다.
이에 앞서 LG카드가 지난 7일부터 이마트에, 22일부터는 까르푸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을 2.2%로 인상했다. KB카드도 6일 이마트에, 24일부터는 월마트에 대해 2.2%의 수수료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이에 대해 10월 1일부터 삼성카드와 계약을 해지키로 했으며, 까르푸와 월마트도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혀 카드사들에 정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KBㆍLG카드를 가맹점 계약 만료시까지 받되 소송을 통해 수수료 인상분을 돌려받는다는 방침이다. 최근 개점한 월계점에서는 수수료만큼 할인된 가격으로 현금으로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미묘한 신경전과 줄다리기가 뒤섞여 있어 분쟁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