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소니 최초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하워드 스트링거(63) 소니 부회장 겸 CEO가 지난 22일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일본어를 못하고 기술에 대한 지식도 없는 언론인 출신 영국인으로 일본 대표기업의 CEO로 발탁돼 화려한 조명을 받았지만 그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는 지금부터라는 분석이다.
일본 미즈호 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 오사와 미츠히로는 "스트링거가 처음으로내놓은 중요한 발표였던 만큼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이며 그가 소니를 이끌 균형감각을 갖춘 인물인지 평가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를 받은 `하워드 경'에게 지휘봉을 넘긴다는 소니의 결정은 잔잔했던 일본 재계에 파문을 던졌다.
지난 6월 소니의 정기주총에서 한 주주가 일본어 능력을 묻자 스트링거는 자신은 외국인이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소니의 전사"라고 답했다.
스트링거 부회장의 성공은 일본 재계의 또다른 외국인 CEO인 브라질 태생 프랑스인 카를로스 곤 닛산차 CEO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웨일스 카디프 태생으로 옥스퍼드 출신인 스트링거 부회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CBS에서 일하다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중동분쟁이나 록펠러 가의 분쟁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성과를 높인 후 CBS뉴스 사장이 되고 스타 앵커 댄 래더의 저녁뉴스를 제작했다.
1997년 소니 미국 법인 사장으로 취임했고 지난해에는 MGM 인수를 주도, 어려운결단을 내리는 능력을 인정받았다.
스트링거가 소니의 전통적인 주력 부문인 전자 부문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기용됐지만 그가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미래가 달렸다는 오랜 소신을 포기할지는 미지수다.
(도쿄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