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 2명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이학만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붙잡힐 것을 우려, 개화산 부근 야산에서 숨어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학만 사건을 수사중인 김병철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은 9일 오후 기자 브리핑을갖고 "이씨는 범행 뒤 정신없이 배회하다 가리봉동 소재 모텔에서 투숙한 뒤 다음날 인근에 주차된 크레도스 승용차를 훔쳐 타고 한강시민공원 개화6관문 주변 중장비 주차장 부근으로 도주, 숨어지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주간에는 인적이 없는 숲이 우거진 동산에서 잠을 자고밤이 되면 방화대교 옆 한강둔치에 있는 자판기에서 음료수와 물을 빼 마시며 연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과장은 "이씨가 구로동에서 승용차를 훔쳐 타고 곧바로 방화대교 부근으로 이동한 뒤에는 일체 차를 타지 않았고 다만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150여 m 떨어진 자판기까지만 조심해서 걸어다녔기 때문에 차량검문으로는 이씨를 잡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6개월 전 인사동에서 구입해 집에 보관해 왔으며범행 당일 피해자 이모씨를 위협할 목적으로 소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또 과거 교도소에 수감된 전력이 있어 또다시 경찰에 붙잡힐 경우 중형을 받을 것을 우려, 경찰 검문에 걸리면 위해를 가할 생각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의 `사이렌 출동'에 대해 김과장은 "조사결과 강서지구대 소속 순찰차3대가 출동해 현장 100~500m 전방까지만 사이렌을 켰으며 피해자 집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으나 응답이 없자 현관 옆 작은방 창문을 통해 곧바로 진입했다"며 "조사결과 이학만은 경찰 사이렌을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마취에서 깨어나 조금씩 말을 할수 있다는 의사 소견에 따라 이날 오전부터 이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으며, 앞으로 이미 구속된 김모씨 진술과의차이점, 공모여부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이씨가 회복되는 대로 현장검증을 실시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