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통가 이사람] 갤러리아백화점 셔틀버스 여성기사 고해식씨

최근들어 유통업계에도 여성 보안요원, 남성 도우미, 남성 캐시어(계산원), 남성 텔레마케터 등 성별 파괴가 확산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의 여성 셔틀버스 기사인 고해식(高海植·48·사진)씨도 이런 사람중의 하나. 청담동 일대를 순회하는 이 셔틀버스를 이용해본 소비자라면 누구나 高씨를 기억할 정도다.그러나 高씨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고객들의 머리에 남아있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나름의 확실한 고객만족 철학을 가지고 있다. 한번에 25분 걸리는 노선을 하루 13~14회씩 운행하는 高씨는 소녀처럼 맑은외모와 부담없는 친절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두루 인기다. 그녀는 특히 『대부분의 손님들이 짐을 들고 차에 오른다는 사실을 감안, 정차나 발차때 최대한 천천히 움직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안내사원보다 친절한 안내방송, 부드러운 운전 솜씨 등으로 高씨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만족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갤러리아측의 평가다. 이에따라 갤러리아백화점은 여성 셔틀버스 기사의 추가채용을 적극 고려하는 한편 高씨를 친절 모범사례로 활용할 방침이다. 高씨가 갤러리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9월. 이루지 못한 자신의 꿈에 대한 열정을 더 이상 묵혀둘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물론 장남이 24세의 청년으로 장성하는 등 자녀들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도 큰 요인이었다. 그래서 여자로서는 드물게 1종대형면허를 땄다. 그의 꿈은 무용수. 어린 시절 이런저런 사정으로 소질을 마음껏 피워보지 못했지만 뒤늦게 97년 광주 비엔날레, 98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공연할 정도로 경력도 쌓아 자신의 꿈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좋아하는 운전과 무용을 다 할수 있고 남들이 여성으로서 쉽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고 격려까지 해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高씨는 『스스로 만족하면 누구라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효영기자H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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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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