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들의 인재 유치전이 대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간 과열경쟁으로 재능있는 대학 졸업생을 끌어들이기가 어려워지자 일부 대기업들이 대상을 고등학생으로 낮춰 선수를 치는 중이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2일자)에 따르면 회계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는 맨해튼 인근의 45개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가상기업’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고등학생들에게 회계지식과 직업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오는 2014년까지 매년 4만9,000명의 신규인력이 필요할 정도로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는 회계분야의 경우 우수두뇌 확보가 기업성패를 좌우한다는 판단에서다.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월급을 지불하면서 인턴과정을 거치게 하고 대학과정을 마쳐 본인이 원할 경우 딜로이트의 파트너로 일할 수 있도록 한다.
우주항공 회사인 록히드마틴은 인턴과정에 참가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시간당 7~14달러의 임금을 지불하고 있으며, 이들 고등학교에 교육장비를 지급하는가 하면 학교와 공동으로 커리큘럼을 짠다. 지난 2002년 필라델피아에서 시작한 고등학생 유치 프로그램은 애리조나와 워싱턴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 테스트장비 업체인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는 매년 ‘인텔 국제 과학 엔지니어링 전시회’에 참가해 작품을 제출한 40여개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재몰이에 나선다.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임금을 지불하면서까지 인턴과정을 거치게 하고 이들과 정식계약을 맺어 실리콘밸리와 중국, 독일, 인도 등의 연구소에 배치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