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金·곡물 이어 커피값도 급등

투기성 자금 유입으로 올 20%나…10년만에 최고치<br>美공급업체들도 4개월새 두 차례 인상



국제 상품시장에서 원유와 금, 곡물에 이어 커피 가격도 들썩거리고 있다. 특히 커피 가격 은 다른 상품과 달리 수급상의 문제보다는 가격급등을 예상한 투기세력의 조직적 유입 때문으로 해석되면서 향후 시장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9일 미국 국제상품거래소(ICE)에서 거래된 커피 원두 가격은 파운드(453g)당 1.6460달러를 기록했다. 전일에 비해 0.0040달러 하락하기는 했지만 지난 98년 2월 이후 10년만에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커피 가격은 올들어서는 두달간 무려 20.8%나 급등했다. 지난 한해 7.9%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폭등세인 셈이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투기자금 유입이 커피 가격 급등의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시장에 대한 커피 원두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물론 고려에 넣어야 하지만 급격한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말 전세계 커피 재고가 생산량 감소로 인해 지난 61년이후 최저수준인 1,830만포대(1포대는 132파운드)에 그쳤지만 전세계 커피의 30%를 생산하는 브라질의 올해 생산량이 31%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수급여건은 나쁘지 않다고 WSJ은 전했다. 런던 소재 국제커피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커피 소비는 1억2,500만포대로, 지난해에 비해 불과 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 커피 가격 급등이 투기세력 때문이라는 것은 급증하는 있는 시장 거래를 봐서도 알 수 있다. 커피 거래의 중심지인 ICE 선물에서 지난해 이후 완결되지 않은 포지션이 50% 급증했으며 현재도 19만1,977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커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커피를 비롯한 농산물 투자를 위한 상품펀드가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도 커피에 대한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시장 전망이 불투명하고 부동산 시장의 침체 속에서 갈 곳 잃은 투기성 자금이 상품시장으로 대거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커피 원두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커피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커피는 가격변동에 대한 수요 변화가 크지 않은 대표적인‘가격 불탄력적’상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미국내 주요 커피 공급업체인 프록터앤갬블(P&G)과 크래프트는 지난달 대표 브랜드인 맥스웰과 폴저스의 가격을 각각 올리는 등 최근 4개월 사이에 두 차례나 가격을 인상했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인 스타벅스의 한 관계자는“원두 등을 대부분 고정가격 계약을 통해 조달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상품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은 적다”면서도 “원두와 유제품 가격 급등이 최근 회사 실적을 위협하는 가장 주된 요소”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