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씨 구속] 신당·한나라 총력대응
檢청사 앞에 사무실 '비상체제' 신당-대규모 TF 구성…李후보 연루 입증 주력한나라-김씨의 예상 발언 미리 해명 '김빼기 작전'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BBK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정치권에 비상이 걸렸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18일 서울 서초동 현장에 사무실을 차리는 등 24시간 대응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신당은 김씨의 폭로성 발언을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독주체제를 꺾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보고 총력 공세에 나서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씨의 예상되는 발언의 길목을 지키며 '김빼기' 전략으로 방어하고 있다.
◇신당, 기동타격대식 공격단 구성=대통합신당은 '이명박 주가조작사건 진상규명대책단'이라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그 동안 이 후보에 대한 'BBK 저격'의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던 정봉주 의원을 비롯, 정성호ㆍ우윤근ㆍ박영선ㆍ서혜석ㆍ최재성 의원 등을 배치했다. 해당 사건에 정통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소수 정예부대를 만들어 검찰의 엄정한 수사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신당은 아울러 당 차원에서 김종률 정책검증본부장과 당 법률자문단 소속 변호사 등 선대위 산하 클린선대위를 통해 이 후보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를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비전선포식에서 "낡은 것을 청산하고 새롭게 도약하자"며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지원에 나선 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후보가 김경준씨를 사기꾼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러면 사기꾼과 동업한 이 후보는 바보거나 멍청이 사업가"라고 비난했다.
신당은 이와 함께 '김경준 송환 범여권 음모론'을 제기한 박계동ㆍ정형근ㆍ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을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한나라, '우물물에 독 풀기' 전략=이 후보는 이날 "한 젊은이의 말 한마디만 기다리면서 그가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에 매여 있는 사람들을 보면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나라당은 김씨의 예상되는 폭로성 발언 가능성을 집중 점검하고 길목을 차단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사안별로 미리 해명해 공세적으로 상황을 주도해나가겠다는 의도다.
한나라당은 우선 김씨가 '이 후보가 LK e뱅크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는 이면 계약서가 있다'는 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고 선제 공격에 나섰다. 당 클린정치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은 "김씨가 지난 3년반 동안 미국에서 재판을 받으면서도 이면계약서 존재 여부를 부인해왔다. 계약서가 있다면 자신에게 유리할텐데 왜 이 기간 동안 제출하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만약 이제 와서 그런 계약서를 내놓는다 해도 날조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당초 김씨가 영장실질심사 과정을 통해 이 후보와 관련한 정치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비상령'을 내렸지만 김씨가 영장실질심사를 포기, 안도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오는 22일로 예상되는 정상명 검찰총장의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수사 결과가 일부 흘러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왜곡' 가능성 차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입력시간 : 2007/11/18 1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