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내수침체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다,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을 앞두고 기술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겹치면서 부품업체간 M&A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11일 업계와 자동차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말 현재 대형 자동차 부품업체의 합병이나 매각 건수가 10여건에 이르고 있다. 대부분 대형부품 업체가 기술력을 갖춘 중소형 업체를 인수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거나, 기술력을 갖춘 중소형 업체가 해외에 매각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실제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가 지난 3월 자동차범퍼 생산업체인 아폴로산업을 인수했고, 자동차 내장소재를 제조하는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같은 업종의 인산기업을 흡수합병하고 부품사업 강화에 나섰다. 자동차몸체를 주로 생산한 서진산업은 미국 타워오토모티브사에 매각됐으며, 자동차 차축제품 메이커 한국프랜지공업은 연내 미국 보그워너 터보시스템과 합작사 ‘서한워너터보시스템’을 설립해 경기 평택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국내 부품업체에 대한 외국인 투자지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외국인이 지분을 보유중인 207개업체에서 외국인이 지분 51% 이상 갖고 있는 회사는 92개업체에 달하며 이중 100%를 보유한 회사도 43개나 된다. 고문수 조합 상무는 “중소자동차부품업체들이 그동안 완성차업체에 얽매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탈계열화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부품업계가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하게 돼 구조조정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자동차 부품업체의 M&A활성화는 2개이상의 부품을 조립해 생산되는 모듈 부품 생산을 부추겨 부품 유통과정을 크게 축소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 상무는 “현재 ‘생산→조립→가공’으로 다단계 구조였던 부품 유통과정이 자동차 부품업계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모듈부품 생산→완성차업체 납품’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유통과정이 크게 축소되면 완성차의 가격경쟁력도 자연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