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고용허가제]3D업종 등 기피산업 활력 기대

정부가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전격 도입함으로써 내국인이 기피하는 3D 업종에 외국인력이 투입돼 인력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9만명에 육박하는 불법체류자의 상당수를 최저임금이 보장되는 노동자로 인정, 국내 노동시장에 끌어들임으로써 공공연히 자행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폭행과 임금체납 등 각종 인권침해와 송출비리 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재계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늘리고 사회불안을 조성하는 등 오히려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시행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왜 도입하나=지난 2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총 36만여명이나 된다. 그중 불법체류자는 28만여명으로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78.4%를 차지하고 있어 통제가 어려운 상태다. 특히 기업주들은 외국인 근로자가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상의 약점을 이용해 산재를 당해도 이를 외면하고 임금체납을 일삼으면서 각종 부작용을 낳았다. 또 송출비리와 사업장 이탈 등 각종 문제가 끊이지 않으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마저 나빠졌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와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과 대선에서 양당이 고용허가제를 공약으로 채택, 정부도 도입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어떻게 실시되나=올 상반기에 국회에서 법률안이 통과되면 시행령 제정 등의 과정을 통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근로자는 3년 동안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불법체류자는 올해 8월 말까지 출국기한이 유예된다. 하갑래 노동부 고용정책심의관은 “국내 체류기간이 3년 미만인 외국인 근로자는 고용허가제로 흡수해서 2년 동안 고용기회를 주고 3~4년인 근로자는 일단 출국시킨 후 3개월 내에 다시 입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단 4년 이상일 경우에는 출국시키되 자진신고를 하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용허가제는 먼저 국무조정실의 외국인력정책심의위원회가 도입인력의 규모와 업종ㆍ송출국가 등 주요 사항을 결정하면 기업주는 고용안정센터나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에 필요인력을 신청하면 된다. 단 내국인 구인노력을 1개월 동안 했는데도 채용하지 못할 경우에만 부족인력 확인서를 발급받아 채용할 수 있다. 그러면 고용안정센터에서는 조건에 맞는 외국인을 복수로 추천해주고 사업주는 그중에서 적격자를 면접, 선정할 수 있게 된다. ◇재계 강력 반발=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이날 “고용허가제가 도입돼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면 1인당 임금이 30만원 가량 상승한다”며 “중소기업들은 인건비 증가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또 “외국인 노동자에게 노동3권이 보장되면 노조 집단행동으로 인해 노사관계가 불안해지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상승은 국내 근로자 임금상승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다음주 중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장외집회를 벌이겠다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현행 산업연수생제의 보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고 대한상공회의소는 “일단 산업연수생제도의 개선책을 모색한 뒤에도 부작용이 근절되지 않으면 그때 도입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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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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