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유기' 집주인 C씨 연루됐나?
"현재로선 C씨 직접 범행 확률은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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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마을 한 주택의 냉동고에서 발견된 영아 시신 2구가 모두 최초 신고자이자 집주인인 프랑스인 C(40)씨의 아들로 밝혀졌지만 아기 엄마의 신원과 누가 버렸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수사가 좀처럼 진전이 없어 아직 많은 의문점이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특히 아기들의 아버지로 확인된 C씨가 범행에 직접 연루됐는지, 사건의 전말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관심사로 등장했다.
현재로선 단지 아기 아버지란 이유로 C씨가 범행에 직접 가담했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자신이 범행했다면 은밀히 뒤처리를 하는 게 상식인데다 집에 범행 흔적을 고스란히 남긴 채 굳이 한국 경찰에 신고했을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게 경찰 안팎의 시각이다.
진짜 범인이라면 주한 프랑스대사관 등에 연락해 협조를 구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실제로 경찰은 C씨가 아기들을 발견한 뒤 곧바로 신고했고 경찰 조사에 순순히 응한데다 DNA 채취에도 적극 협조한 점 등을 들어 그가 범인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C씨가 아니라면 누가 아기들을 버린 것일까.
C씨가 아버지로 밝혀진 만큼 그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여성이 집주인 몰래 아기들을 낳은 뒤 냉동고에 숨겼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럴 경우 C씨가 휴가를 떠나기 전과 휴가 기간에 범행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C씨의 휴가 출발일인 6월29일 전에는 범인이 C씨와 아내, 두 아들의 눈을 피해 아기들을 냉동고에 넣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범행 시점이 휴가 기간이었다고 가정하면 열쇠와 보안카드를 갖고 있던 프랑스인 친구 P(48)씨 외에 C씨 집에 출입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P씨가 어떤 식으로든 사건 내용을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
C씨와 부적절한 관계였던 여성이 P씨의 안내로 C씨 집에 들어온 뒤 아기를 출산하고 버리고 갔거나 아니면 이 여성이 P씨가 머물렀던 5~6분 만에 몰래 아기를 낳고빠져 나갔을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극히 낮다.
P씨와 함께 집에 들어간 여성이 며칠 간 머물다 아기를 낳았을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다.
C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여성이 `보복' 차원에서 C씨가 직접 발견하기를 의도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과수가 DNA 분석을 통해 아기들이 일란성 쌍둥이는 아니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혹시 쌍둥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기라면사건은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경찰 관계자는 30일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바가 없어 예단할 수 없지만 만약 쌍둥이가 아닌 것으로 나온다면 사건이 더 복잡해지는데다 그동안 해왔던 수사 방향도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입력시간 : 2006/07/31 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