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타이어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손님을 만나느라 방을 비운 사이 난로 위에 올려놓은 천연고무가 타버렸다. 남은 것은 숯처럼 변해버린 고무 뿐. 찰스 굿이어(Charles Goodyear)의 아연실색은 곧 탄성으로 바뀌었다. 딱딱하고 질긴 고무의 탄생 순간(1839년)이다. 1800년 12월29일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태어난 굿이어의 당초 직업은 가업인 철물점 주인. 가업에 종사하던 굿이어는 39세 되던 해 우편행낭에 쓰일 고무를 개발하던 중 ‘유황을 섞은 고무를 태우면 탄성과 강성이 뛰어난 물질로 바뀐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굿이어의 고무는 자동차 혁명으로 이어졌다. 튼튼한 바퀴를 갖게 된 자동차의 속도가 빨라졌다. ‘타이어’란 이름은 그의 아들 찰스 굿이어 주니어에게서 나왔다. 1903년 아버지의 발명품인 고무를 재료로 개발한 바퀴의 이름을 고민하던 그는 어린 아들의 말 한마디에 무릎을 탁 쳤다. ‘자동차 부품 중에서 가장 피로한(tire)게 바퀴 같아요.’ ‘러버 휠(바퀴의 고무)은 이때부터 ‘타이어’로 불렸다. 타이어의 재료와 이름을 만들어낸 아버지와 아들은 큰 돈을 벌지 못했다. 굿이어사(社)를 설립해 이익을 올린 사람은 프랭크 세이버링이다. 굿이어는 이름만 남겼을 뿐이다. 아버지 굿이어는 특허 분쟁에 휘말려 20만달러가 넘는 빚을 진 채 세상을 떠났다. 타이어의 세계시장 규모는 803억달러에 이른다. 굿이어사는 세계 3위. 한국 회사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세계 9위, 금호타이어는 세계 12위다. 굿이어의 생일인 12월29일은 한국의 자동차사에도 뜻 깊은 날이다. 토종 메이커인 현대자동차의 출발점이 37년전 오늘이다. /권홍우ㆍ경제부차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