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企환경과 성공조건

얼마 전 미국의 중소기업청(SBA)에서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처럼 자유시장 경쟁체제가 발달하고 기업 천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도 지난해 미국국민이 모든 정부 차원의 법규에 대한 이해와 준수에 든 비용이 자그마치 8,000억달러라고 한다. 이중 63%에 해당하는 5,000억달러가 기업의 부담이며 종업원 20인 미만의 중소기업 부담은 종업원 1인당 약 7,000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20년 전 미국의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의 초점은 제품과 서비스의 질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10년 전 핵심 관심사가 리엔지니어링이었다가 최근에는 중소기업의 e비즈니스로 바뀌어 중소기업 정책도 이에 발맞춰 전반적인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위의 두가지 사실은 그만큼 기업의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과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법규와 행정의 개선,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일이 정부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대략 인간의 지식은 10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고 하는데 지난 10년 동안 창출된 과학지식은 그 이전까지의 인류역사를 통틀어 창출된 과학지식보다 많다고 한다. 과학과 기술발전의 가속화는 국가의 부와 생활수준에 엄청난 영향을 초래하고 모든 산업과 인간의 생활방식에 변혁을 가져와 새로운 산업과 생활방식이 도래하게 한다. 이러한 변화를 미리 읽고 능동적으로 조직과 경영마인드를 바꿔 대처하는 기업에게는 미래가 '도약의 기회'일 것이며 그렇지 못한 기업은 '쇠락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환경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직이 기업이다. 기업은 어느 조직보다 치열한 경쟁에 노출돼 있고 이익을 내지 못하면 언제라도 퇴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한다면 기업으로서 가장 중요한 생존조건이 환경적응력이라는 말이다. 앞으로 기업환경 변화의 속도는 과거는 물론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이에 따라 예측 또한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경영환경에 누가 더 빨리 적응하느냐가 생존을 좌우한다.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고 경쟁이 격화된다고 경쟁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사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쟁이란 기업을 존속시키는 원동력이다. 개방된 시장에서의 경쟁은 효율적인 기업,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 합당한 가격 등 경제 전체에 이익을 가져온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의 기업이윤과 사회경제적 부의 원천은 경쟁보다는 협력과 제휴다. 협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점차 중요해지는 이유는 기업의 활동무대가 확대되고 있고, 제품 및 서비스가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정보가 강화된 것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기술복합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강한 중소기업에는 대체로 세가지 공통점이 있다. 탁월한 리더(CEO)의 식견과 의지력,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하고 기동성을 유지하는 조직, 어려울 때일수록 가족처럼 단결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기업문화 등이다. 특별히 다른 조직인 것처럼 취급되기도 하는 벤처기업과 성공적인 중소제조업에도 보다 구체적인 공통점이 있다. 기존 사업의 첨단화(e비즈니스화), 새로운 고부가가치 사업의 창출, 자체 브랜드의 개발, 품질고도화와 생산성 향상, 신속한 의사결정, 수평적 조직의 운용, 유연한 조직 분위기, IR 과 PR 등이 그것들이다. 사실 이 모든 것이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종업원 욕구의 구현 또한 중소기업 경영의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다. 회사와 업무가 더이상 국가에 대한 기여나 자아성취로 인식되지 않으며 회사는 개인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돈을 버는 장소로 인식이 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종업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업무를 부여하고 교육훈련을 통해 적극적으로 가치향상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 사람의 의욕과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인력관리야말로 중소기업 경영의 연금술이라 할 수 있다. /서정대<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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