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계속돼 온 뉴욕 증시의 상승세가 지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쯤 조정기가 올 때가 됐다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비웃는 양 주식시장은 악재를 무시하고 호재에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 뉴욕 증시에도 낙관적 전망이 압도하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세가 완연한데다 기업 수익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2ㆍ4분기와 3ㆍ4분기의 두 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뉴욕 증시는 올해 마지막 분기에도 상승세로 마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새로운 분기가 시작되는 10월 초에 많은 기관투자 회사들이 주식에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였고, 그 덕분에 지난 주말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런 기조로 간다면 올해는 2000년 이래 처음으로 연초대비 주가가 상승하게 되고, 펀드매니저들이 넉넉하게 보너스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본격적인 3ㆍ4 분기 어닝시즌(earning season)을 한 주 앞두고 기업 수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S&P 500 종목의 수익이 3ㆍ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5.9%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지만 최근 경기 회복 정도를 볼 때 기대 실현이 가능하다는 낙관적 견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번 주에 분기 수익을 발표하는 기업으로 다우존스 지수 구성 30 종목 가운데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알코아가 주목을 받고 있고, 기술주로는 야후가 관심 종목이다. 알코아는 주당 62센트의 수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55센트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GE는 지난해와 비슷한 주당 41센트의 수익을 발표할 것으로 월가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S&P 500 종목 가운데선 12개 회사가 실적을 공개한다.
지난 주 5영업일 동안에 다우존스 지수는 2.8%(259 포인트), 나스닥 지수는 4.9%(88 포인트), S&P 500 지수는 3.3(33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거시 경제지표가 들쭉날쭉하고,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는 가운데 주식 투자자들은 낙관론에 더 많은 기대를 걸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4ㆍ4분기를 맞아 투자 회사들이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채권 비중을 줄인 것이 주식시장이 오르고, 채권가격이 내리는데 기여한 것이다. 달러가 하락하면 아시아 국가의 미국 국채(TB) 매입이 줄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아시아 바이어들의 동향이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금리 상승 압력이 채권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그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월요일인 6일은 유대인 명절인 욤키퍼 데이로 월가의 주요 투자군단이 쉬기 때문에 거래량이 극히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유대 투자자들이 관례적으로 자신들의 명절에 주가를 떨어뜨린 적이 없다. 아울러 주말에는 13일 컬럼버스 데이 휴일로 채권시장이 일찍 문을 닫는다. 많은 투자자들이 연휴를 즐기는데, 올해도 소폭적인 홀리데이 랠리가 있을지 관심이다.
이번 주에 발표되는 거시지표는 도매물가지수, 소비자 지출, 무역수지 등이다. 투자자들이 경기 회복의 증거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기 때문에 거시지표도 주식시장의 변수다. 지난 주에 발표된 거시지표는 심리지수는 악화하고, 고용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주문, 내구재 주문, 소비자심리지수 등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고용시장에서 9월에 5만7,000명의 일자리가 늘었다는 소식에 경기가 좋아진다고 본 것이다.
뉴욕소재 민간연구기관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6.8로 8월의 81.7에서 크게 주저앉았다. 9월 지수는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3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고용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4ㆍ4분기엔 위축될 우려를 낳고 있다.
고용시장이 8개월 만에 확장된 것으로 나타나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주는 듯 했다. 하지만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한달간의 통계로 미국 경제가 `일자리 없는 회복(jobless recovery)`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완전 회복 단계로 전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컨퍼런스보드가 조사한 구직난 지수는 35.3으로 9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실업자가 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아 미국 근로자들의 일자리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전쟁 수요에 의한 성장 효과, 감세정책 효과가 짧은 기간에 사그러들고, 다시 저성장 기조로 되돌아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