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자금난에 몰려 저축은행의 대출을 이용했던 대기업 계열사와 건설사 등이 속속 대출자금 상환에 나서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발 금융위기로 저축은행을 찾던 기업들이 금융시장이 안정되자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대출을 갚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A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돈을 빌렸던 업체 중 최근 만기가 돌아오는 곳들의 절반가량은 은행에서 대환 대출 등을 받아 이를 상환하고 있다"며 "일부는 금리를 낮춰주는 방식으로 만기연장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B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도 "시중의 자금 사정이 개선되면서 만기가 된 대출 가운데 3분의1 정도는 기업이 은행에서 대출 받아 이를 갚고 있다"며 "최소 연 10%가 넘는 이자 비용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기업 계열사와 건설사 등이 저축은행의 대출상환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자금 사정이 좋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시 저축은행들은 대기업 계열사와 주요 건설사들에 연 10%대의 이자를 받고 운영자금과 미분양아파트담보대출을 했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들은 건설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하면서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환용으로 최고 연 20% 금리가 적용되는 만기 6개월에서 1년짜리 대출을 집중적으로 했기 때문에 현재 만기가 속속 돌아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고수익원이 줄어들고 있다. C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의 경우 신용경색으로 그동안 거래조차 못했던 10대 그룹 계열사나 도급순위 상위의 건설사들과 거래가 많았다"며 "최근 자금사정이 조금 풀리면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대출부터 상환하고 있어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수익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