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매탄동에서 치킨전문점 ‘리치리치’(www.irichrich.com)를 운영하는 이진명(40)·홍수경(40ㆍ사진) 부부는 생초보 창업자다. 아내 홍씨는 전업주부, 남편 이씨는 14년간 직장을 다닌 샐러리맨 출신이다. 신문사와 홍보회사에서 14년간 근무한 이씨가 창업을 결심한 시기는 지난해 12월 초. 창업을 하기로 결정은 했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던 이씨 부부는 자신들의 현재 상황에 맞는 업종부터 선택하기로 결정하고 자료 수집에 들어갔다. 수집한 창업자료를 근거로 내린 최종 결론은 대중적인 업종이 창업 실패율을 줄일 수 있다는 것. ◇ 초보자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업종선택 필요 = 이씨 부부가 선택한 업종은 치킨배달전문점. 창업비도 적게 들고, 본사에서 보내주는 재료로 튀겨서 배달만 하면 되기 때문에 초보 창업자에게 적합한 업종이었다. 문제는 조류인플루엔자(AI)와 트랜스지방 등이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이 때문에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이씨 부부를 극구 만류했다.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멀티플렉스 치킨전문점이었다. 멀티플렉스 치킨전문점은 오븐과 그릴에서 두 번 구워내는 구이치킨과 정통 후라이드치킨 메뉴 외에도 돼지고기 안심을 이용한 돼지고기 후라이드, 패밀리레스토랑 요리인 등갈비 등 다양한 메뉴로 구성돼 있어 조류인플루엔자와 트랜스지방 파동을 피해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씨 부부는 지난 연말 약 6,000만원을 들여 수원 매탄동에 점포를 오픈하고 영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장사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아무리 본사의 프로그램에 따라 조리교육과 배달교육 등 점포운영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창업현장은 생각과 달랐다.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주문전화를 받아야 하고, 익숙하지 않은 손놀림으로 신속하게 메뉴를 만들어 배달하기까지 손이 열개라도 모자를 정도. 거기다 영업이 끝나고 조리기기를 소독하고, 청소까지 끝내면 새벽 2시가 훌쩍 넘어갔다. “처음에는 괜히 창업했다는 생각에 눈물도 흘렸지요. 하지만 한 달쯤 지나자 모든 것이 익숙해지면서 창업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 배달업종은 홍보가 사업성패 좌우 = 10평 남짓한 이씨 부부의 가게는 배달을 전문으로 한다. 그래서 홍보는 매출의 올리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이씨는 처음부터 홍보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움직였다. 주변의 아파트나 주택가를 여러 개의 구역으로 쪼개서 홍보 전단지를 돌리고, 전화로 들어오는 주문량에 따라 그 데이터를 축적, 주문이 많은 지역과 없는 지역으로 구분했다. 주문이 많은 지역은 다시 시간대별로 홍보 전단지를 돌려서 어떤 시간대에 돌려야 효과적이고, 홍보효과가 며칠 정도 가는지도 데이터화했다. 이렇게 만든 데이터를 근거로 내린 결론은 어린이들이 많은 20평대 아파트와 독신자들이 사는 원룸주택 단지가 가장 주문이 많다는 것과 1주일 중 화요일과 목요일, 토요일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 “시간대별로는 저녁 6시, 9시, 11시대에 주문이 많기 때문에 오후에 전단지를 돌리는 것이 좋습니다. 오전에 돌리는 홍보 전단지는 청소부가 다 떼어버리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되지요.” 이씨는 주변 상가들도 자신의 홍보공간으로 활용한다. 주변 상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미용실, 커피숍, 식당 등에 홍보 전단지를 비치해둔다. 경쟁업소가 아니라면 이씨 가게에도 다른 상가의 홍보물을 비치해서 서로간의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때로는 배달 아르바이트 직원에게도 상권의 특성에 대해 배운다. 워낙 배달을 많이 하다보니 동네 주민들의 소비패턴을 훤히 파악하고 있고, 현장에서 뛰는 배달직원의 정보는 곧바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맛이나 서비스에 만족했는지 전화로 물어보는 ‘해피콜’은 필수다. “배달업종은 고객의 만족도가 생명이지요. 고객의 만족도를 일일이 체크해서 반영하는 것 또한 홍보활동의 연장입니다.” 이씨 점포의 월평균 매출은 1,800만원선. 순이익은 약 600만원 정도다. 일 매출 100만원을 올리는 점포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부부는 부지런히 치킨을 튀기고, 배달을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