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오세티야의 학교 인질 사태는 인질 석방이 있기 바로 1시간 전만해도 학교 부근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북오세티야의 학교 인질극은 그러나 2일 전격적으로 최소 26명의 인질이 석방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무장세력들이 왜 갑자기 일부 여성과 아이들을 풀어줬는지 그 배경과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발표가 없어 확실히 알 길은 없다. 다만 북오세티야 협상단측에서는 사건 해결에 어느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던 것은 확실해 보인다.
예컨대 인질 석방에 앞서 불과 몇시간전에 알렉산드르 자소호프 북오세티야 대통령은 '주목할만한 새로운 인물'이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무장세력과의 접촉을 강화할 것"이라며 무엇인가 협상에 물꼬가 트일 것같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바로 그가 루슬란 아우셰프 전 잉구셰티야 대통령으로 러시아 언론들에 따르면 그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무장세력들이 현 잉구셰티야 대통령의 학교 방문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대리자로 나서 무장세력들의 협상을 진척시켜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우셰프 전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에 참가한 베테랑으로 체첸 등 북카프카스 지역에서 존경을 받는 인믈로 알려져있다.
인질범들의 경우 아우셰프와의 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한뒤 일단 탈진상태에 있는 여성과 어린이부터 석방하자는 그의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어차피 식량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300여명이 넘는 인질들을 모두 데리고 협상에 임할 필요는 없다는 현실적 인식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사건 발생이 하루가 지난 상태에서 앞으로 어린 학생들과 여성들의 탈진 사태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경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커녕 안팎으로부터 비난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무장세력들은 이미 사건 발생 직후 100여명의 인질만으로도 충분히 협상할 수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관계자가 "러시아는 이번 사태 해결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점도 무장세력들을 내심 안심시켰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무장세력들이 단순한 인도적인 차원과 너무 많은 인질이 낳을 부작용 때문에 일부를 석방했다면 향후 협상은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