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26일] 악조건 속에서도 선방한 기업 실적

주요 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업종ㆍ기업별로 조금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실적 호조는 경기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속에서 일궈낸 실적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2ㆍ4분기에 매출액 18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8,900억원, 순이익 2조1,400억원을 올렸다고 어제 밝혔다. 이익은 전분기보다 줄었으나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날 주가 하락이 말해주듯 시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에 실망하는 분위기이지만 비자금 사건 등에 따른 경영차질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만이 아니라 우리 경제를 끌어가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냈던 기아차는 올 상반기에 흑자 전환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전자와 포스코는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현대차는 매출에서 사상 최대 기록을 올렸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조선업체들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ㆍ4분기 경영환경은 악재 투성이였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글로벌 신용경색과 금융시장 불안, 유가와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세계경기 둔화, 쇠고기 촛불시위에 따른 정국 및 사회 불안, 물가급등, 내수부진 등 안팎으로 파고가 높았다. 기댈 만한 언덕은 환율상승 정도였다. 이런 나쁜 환경에서도 좋은 실적을 올린 것은 기업들이 그만큼 열심히 뛰었다는 반증이다. 중요한 것은 실적 호조세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아쉽게도 하반기에는 실적이 하향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는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국내 사정도 쉽게 호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난관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의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금보다 더 치열하게 뛰어야 하고 정부는 규제완화로 기업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노사평화의 필요성은 새삼 긴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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