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중동사업 수주, 수출입은행 활용을

최근 수 년간 계속된 고유가로 전세계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중동 산유국들은 막대한 오일머니 유입에 힘입어 20여년 만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번 중동 경제의 약진에서 우리 경제가 얻는 반사이익은 과거 석유파동 때와 같은 정도는 아닐 것이다. 우리 경제의 규모가 커졌고 무역시장이 다변화된데다 과거와 같이 저렴한 인건비나 건설기술로 경쟁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가 덤핑에 가까운 가격을 제시하면서 더 이상 가격경쟁력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최근 중동 국가들의 플랜트 발주 동향을 보면 아직도 희망이 있다. 많은 프로젝트들이 산업ㆍ설비간 시너지 효과를 위해 프로젝트당 수십억달러 규모로 대형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거대자금은 오일머니를 직접 투입할 수도, 일개 기업의 신용으로 조달할 수도 없기 때문에 수주하는 데에는 금융 주선 여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또 중동 발주처들이 그러한 거대 프로젝트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과거처럼 플랜트 건설 수주만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 참여보다는 지분(Equity)투자, 생산물인수(Offtake), 운영 보수(O&M) 등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직접 참여할 것을 요구하는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서 에너지와 자원 확보를 위한 해외사업 지원이 점점 중요해져가는 상황에서 거대 프로젝트 수주와 수행에 필요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플랜트 및 엔지니어링 분야의 고부가가치 기술 습득 및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수출입은행이 제공하는 선진적인 금융 수단을 한껏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들 중에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경영 경험을 축적해 그러한 부문에 뛰어들 준비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수출입은행은 그러한 거대 자금 조달에 필요한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스(PF)를 지난 99년 이후 21건, 약 50억달러를 성공적으로 지원한 바 있고, 수십건의 프로젝트를 상담 추진 중에 있다. 나아가 향후 유가의 오름이 꺾일 경우에도 대비, 참여는 하되 경제적 가치를 철저히 분석하고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젝트 리스크 분석과 관리에 남다른 경험을 갖고 있는 수출입은행과 같은 전문 금융기관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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