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북정상회담] 업종별 교류 전망

남북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합의됨에 따라 주요 그룹마다 북한과의 경제협력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금강산 개발사업등으로 남북 경협의 새 장을 열었던 현대는 물론 최근들어 북한과의 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온 삼성, LG 등 주요 그룹들은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남북경협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각종 규제가 완화돼,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후의 경제협력 활성화를 겨냥한 주요 그룹들의 움직임은 실효성이 높은 단기 협력사업의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는 모습에서 공단 조성 등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재검검하는 등 부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국내 유일의 북한진출 자동차업체인 평화자동차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따라 향후 사업 전개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평화자동차의 박상권 사장은 실무진들과 함께 10일 중국을 통해 방북, 북한측과 자동차 합영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평화자동차 관계자는『4월말께 1차 자동차 수리공장 건설이 마무리될 예정』이라면서『1단계 자동차조립·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논의 및 공장 가동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문제에 대한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강산국제그룹의 계열사인 평화자동차는 북한내 파트너인 조선연봉총회사와 합영으로 평화자동차 총회사를 설립, 지난 2월3일 남포시에 자동차 수리 및 소규모 조립·생산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평화자동차 총회사는 4월말까지 1단계 건설을 마치고 자동차 수리 및 피아트의 시에나, 알파 로미오 등 2가지 모델의 초보적인 조립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며 2006년까지 조립·생산 공장을 3단계로 증설할 계획이다. ◇농업부문=우선 비료와 종자 등의 대북반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림부 안종운(安鍾云) 기획관리실장은 10일 『북한의 식량난을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료 등 농자재지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북한의 연간 비료 부족량이 100만톤으로 추정되고 국내 생산·소요량을 감안할 때 지원할 수 있는 양은 연간 60만톤수준』이라고 『이것이 성사될 경우 국내비료사업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 농업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단기적으로 비료·농약·종자 등 농자재 지원방안을 준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수해지역의 농수로와 경지정리 등 농업생산기반구조개선에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민간분야 지원사업도 강화해 국제옥수수재단의 옥수수 시범재배 마을을 작년 1,000개에서 올 1,500개로 늘리고 채소재배 온실을 평양에 1,500평 추가조성하고 젖소 200마리·젖염소 500마리와 우유생산설비도 지원하는 계획이다. ◇관광교류= 관련 당국과 업계는 10일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됨에 따라 올해 남북한 관광사업이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10일 『그동안 북한측이 정치·외교적 문제로 뚜렷한 답변을 주지않는 각종 현안이 일거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에따라 금강산관광사업이 더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한국~금강산~일본~중국등 동북아 4개국을 연결하는 크루즈관광, 일본인및 해외교포의 금강산관광도 허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재 국내 일부 여행사가 평양·개성 일대를 돌아보는 관광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북한당국의 태도변화에 따라서는 국내관광객들이 금강산이 아닌 다른 북한지역을 여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관광사업을 추진중인 현대상선도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해상호텔 설치, 관광객 전용식당 설립등의 문제에 대해 북한측이 환경오염등을 이유로 확답을 피해왔지만 앞으로는 해결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남북 정상회담은 그동안 금강산 관광과 경수로사업 등에 제한됐던 경협에 있어 남북한 정보통신산업 교류에도 큰 변화의 계기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통신분야 있어 북한과의 경협에 나선 곳은 한국통신과 온세통신이 꼽힌다. 두 회사는 남북 당국간 핫라인 신포 경수로 통신망(한국통신·8회선) 항공기 운항을 위한 관제통신망(한국통신·3회선) 금강산 통신망(한국통신+온세통신·8회선) 등 모두 4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을 비롯해 국내 통신 회사들은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경협이 활성화되면 앞으로 남북한 통신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휴대폰, PC 등의 생산 공장을 현지에 건설하거나 북한의 통신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은 벤처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의 안철수 소장은 『지난해 컴퓨터 백신프로그램을 북한에 무료로 보급하려고 했지만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시간 손실이 너무 커 결국 포기했다』며 『앞으로 국가 지원을 통해 조직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래산업의 정문술 사장도 『벤처업계가 북한 땅에서 벌일 수 있는 사업은 무궁무진하다』며 『경제협력과 교류가 본격화되면 국내 벤처산업 시장이 한층 넓어지는 것은 물론 북한도 남쪽의 선진기술을 도입해 서로가 윈-윈 전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나모인터랙티브의 박흥호 사장은 『북한의 특성상 윈도보다 리눅스가 성공하기 쉽다』며 『앨릭스를 기반으로 북한의 컴퓨터 보급과 정보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벤처기업인들은 개방성으로 상징되는 인터넷의 특성으로 볼 때 남북 교류가 단순한 경제 교류 외에 남북한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가까와질 수 있는 플러스 알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상연기자DREAM@SED.CO.KR 입력시간 2000/04/10 17:38

관련기사



김상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