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조가 여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자 마자 4시간의 부분파업을 단행한 것은 사정이 어떻든 모양새가 안 좋다.
놀 것 다 놀면서 밥 그릇은 챙기는 이기주의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1시간만 조업한 쌍용자동차 창원공장도 마찬가지다. 두 회사는 모두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를 냈는데도 노조는 회사의 경영난을 외면한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부분파업을 9시간으로 늘릴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기아차의 올 2분기 실적을 보면 파업을 단행한 노조의 상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3분기에도 노조파업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를 냈는데도 이에 대한 반성을 전혀 하지 않은 증거다. 영업이익은 기업의 영업활동과 이익창출의 지표란 점에서 영업이익률이 계속 떨어지고 적자로 돌아섰다는 것은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것을 뜻하는데 노조는 이를 아랑곳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환율하락과 원자재값 폭등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기아차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003년 5.5%를 기록한 후 추락하기 시작해 올해는 0.2%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 때문에 최근 회사는 외국의 유명 디자이너를 초빙해 오는 등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는데 노조가 협조해주지 안으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기아차 노조는 정년을 58세에서 62세로 늘리고 월 임금 기본급 대비 7.8%(10만6,221원) 및 상여금 100% 인상,성과급 3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영이 어려운 회사가 수용하기에 부담이 되는 내용이다. 회사도 살고 노조도 사는 상생(相生)의 요구를 해야 하는데도 회사야 어떻게 되든 상관할 바 아니라는 인상마저 준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자동차가 노조 파업 때문에 GM대우에 판매 1위 자리를 내준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놀 것 다 놀고 무노동으로 인한 임금 손실분 까지 보상 받으려 한다면 살아 남을 기업이 없다. 회사가 살아 남아야 노조도 존재할 수 있다는 자각에서 회사의 경영상태에 따라 노조의 요구 및 투쟁방법도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