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시간 걸릴것"… '권양숙 100만弗' 사용처 규명도 안해<br>노건호씨 14일 재소환
| ‘盧조카사위’ 연철호의 여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13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가용을 운전해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류효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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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弗' 수사 암초 만났나
검찰 "시간 걸릴것"… '권양숙 100만弗' 사용처 규명도 안해500만弗 일부 노건호씨 지분 확인, 14일 재소환키로
김홍길기자 what@sed.co.kr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심각한 표정의 연철호씨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13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가용을 운전해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류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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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금품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1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조카사위인 연철호씨를 소환 조사한 데 이어 14일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를 재소환할 계획이다. 검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박 회장이 연씨와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을 통해 각각 건넨 '500만 달러' '100만 달러+3억원'과 노 전 대통령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하지만 박 회장의 진술 등을 토대로 '600만달러=노 전 대통령의 몫'이라고 의심하고 수사를 해온 검찰 움직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돼 수사가 난항을 겪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00만달러 일부 노건호 지분 확인=검찰은 박 회장이 연씨에게 송금한 500만달러의 일부가 재투자된 E사의 지분을 건호씨가 소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씨는 지난해 1월 해외창투사인 타나도인베스트먼트를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세우고 그해 2월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달러를 송금받아 이중 절반은 미국ㆍ베트남ㆍ필리핀 등의 회사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계좌에 남겨 뒀다. 남겨진 돈의 일부가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E사에 투자됐다는 것. 연씨는 또 지난해 4월에 E사의 국내 사무소격으로 자본금 5,000만원을 들여 엘리쉬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경영자문 컨설팅업체지만 금융위원회에는 등록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건호씨가 연씨와 함께 베트남에 찾아가 박 회장에게 투자를 부탁하고 500만달러를 송금받아 이 돈을 사용하는 데 전반적으로 관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그러나 "건호씨가 연씨와 만난 사실이 있을지는 몰라도 건호씨는 500만달러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연씨 변호인 측도 "E사의 지분을 건호씨가 한때 소유했던 것은 맞지만 500만달러는 연씨가 투자받은 것이고 건호씨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건호씨를 재소환하려 했으나 몸이 좋지 않아 자료만 제출하도록 하고 14일 다시 소환할 계획이다.
◇노 전 대통령만 사법처리 되나=검찰은 권 여사가 변제내용을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았음에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계좌추적 계획은 없다며 '100만 달러+3억원'의 사용처가 규명되지 않더라도 노 전 대통령을 '뇌물죄'로 사법처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권 여사는 '100만달러+3억원'에 대한 용처에 대해 "개인 채무변제를 위해 쓴 것"이라고만 밝히고 상대방 등에 대해서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주장대로 권 여사가 남편 모르게 돈을 받았다면 이들 부부는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뇌물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돈을 요구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이 있고 정 전 비서관이 보고도 하지 않은 채 권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권 여사와 건호씨 모두 참고인으로 선을 그어 수사는 노 전 대통령의 혐의에 맞춰져 있음을 명확히 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권 여사와 건호씨는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가능성은 현재로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결국 앞으로 수사는 '600만달러'와 노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盧 반격, 수사 난항 겪나=일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전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과 반박이 필요하다'는 글을 게재한 후 검찰이 '600만달러' 실체 규명에 '신중모드'로 돌아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 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500만달러 수사와 관련, "상당히 많은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시간이 걸릴 듯하다"며 지금까지의 자신감과는 전혀 다른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검찰이 '600만달러' 실체 규명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박 회장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을 위해 전달했다"는 진술과 함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정상문 전 비서관과 3자회동을 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위해 박 회장이 "홍콩의 비자금 500만달러를 내놓겠다"고 진술한 사실 등을 확보하고 있는 검찰이 굳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까지 한 데는 분명 예상하지 못한 복병을 만났을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100만달러와 3억원'에 대해서도 권 여사가 밝히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용처 규명을 사실상 중단하고 나선 것도 이상기류를 점치게 하는 대목이다. 이 경우 6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의 몫으로 보고 수사를 해온 검찰로서는 궤도수정은 물론 짜맞추기 수사였다는 여론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함께 완벽한 물증을 찾아내 노 전 대통령이 더 이상 해명할 수 없을 정도로 수사를 깔끔하게 하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전날 반박에 대해 "장외에서 논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상 수사결과로 말하겠다는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이번주 중 노 전 대통령 주변 조사를 통해 600만달러와 노 전 대통령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데 시간을 좀더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노 전 대통령의 소환시기가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아들 건호씨의 집을 사주기 위해 박 회장에게 직접 돈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2007년 당시 미국 시애틀 총영사를 지낸 권모씨가 100만달러의 전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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