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66억달러(약 6조1,974억원) 규모의 금을 팔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금융 전문가들로 구성된 IMF 자문단은 보고서를 통해 IMF가 보유하고 있는 금 3,217톤 중 약 400톤(시가 66억달러)을 매도해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들은 금을 매각한 자금을 바탕으로 펀드를 구성하면 연간 1억9,500만달러(약1,831억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금융 위기에 처한 회원국들에게 자금 지원을 해주고 이에 대한 이자로 재정을 꾸려왔으나 최근 신규 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우루과이 등 일부 국가들이 빌린 돈을 조기 상환하면서 재정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올해 IMF는 1억300만달러(약 967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자문단 의장을 맡고 있는 앤드류 크로켓 JP모건 회장은 "글로벌 금융 안정으로 IMF의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며 "IMF는 미래를 위해 보다 유연하고, 적합한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금값 하락을 우려해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의 브루클리 맥러플린 대변인은 "IMF의 중장기적 재정 구조에 대해 다양한 선택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문단 측은 IMF가 금을 팔고 각국 중앙은행들에게 금 매도 계획의 일부를 취소하도록 요청하면 시장에 대한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자문단은 회원국들에게 의결권을 부여하고 받는 출자할당액 일부를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자할당액의 10%인 300억달러를 투자할 경우 해마다 3억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