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학계·정계등 거물급 수두룩정주영은 폭넓은 활동영역 만큼이나 아는 사람이 많다.
재계는 말할 것도 없고 문화ㆍ예술ㆍ체육ㆍ학계 등 그만큼 다방면에서 많은 사람과 교분을 나눈 사람도 드믈 것이다. 그는 거목일 뿐 아니라 문화ㆍ체육계의 거인이기도 하다.
정회장은 오랫동안 대한체육회장을 지냈고, 현대는 매년 초 주한 외국인들을 위한 신년모임을 크게 개최하면서 한국과 현대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정주영 회장은 건강할 때 해변시인학교를 후원하는 등 문화계와도 깊은 교분을 유지했다.
○.재계에서는 유창순 롯데제과 고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 조중훈 한진그룹 명예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등과 깊은 교분을 나눴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지난 87년 2월 전경련 회장직을 정주영으로부터 이어받은 특별한 인연까지 있다. 김상홍 삼양사 명예회장은 지난 63년 무교동 현대빌딩에 세입자로 들어가면서 정주영과 인연을 맺은 뒤 전경련 회장과 부회장으로 함께 일하는 등 남다른 관계를 유지해왔다.
조중훈 회장과는 50년대부터 서로 알고 지내다가 60년대 베트남전 초기에 친분을 맺었다. 운송 전문 그룹과 건설을 주특기로 하는 그룹의 만남이어서 두 사람 관계는 빠르게 가까워졌다.
베트남에 진출한 대표적인 한국기업의 사령탑으로서 두 회장은 바쁜 와중에도 이따금 만나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신격호 회장은 정주영을 결단력과 추진력의 화신이라고 기억한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지울 때 일본 기술자도 주저하는 철구조물 공사를 거뜬히 약속 기간내에 끝내는 모습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문화ㆍ예술계에서는 토지의 작가 박경리, 시인 구상, 성악가 김자경, 수필가 전숙희, 소설가 겸 방송작가 한운사씨 등과 가깝게 지냈다.
구 상 시인과는 50년대 후반 문인들 모임에 참석한 정주영을 만난 이래 수십년간 시심(詩心)을 나누었다. 구 상 시인은 기업가로서 문인과 사귀기를 좋아한 사람은 정주영이 으뜸이라고 말할 정도다. 정회장은 박경리씨와 93년 처음 만나 문학과 인생을 논하며 친분을 쌓았다.
박경리씨는 "정주영을 당대의 대재벌 회장이 아닌 평범하고 소박한 시골 대장부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수필가 전숙희는 정주영과 동향이어서 고향 얘기를 나누며 허물없이 지냈다. 고향에 꼭 가보고 싶다는 소원을 몇 번이나 말하곤 했다.
○…학계와 정계에서는 이우주 연대세 명예교수, 정의숙 이화학당 이사장, 권이혁 전 문교부장관, 노신영 전 국무총리ㆍ남덕우 전 국무총리, 장충식 전 한국적십자 총재 등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연배 차이에 관계없이 정주영은 누구나 만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즐기는 스타일이었다. 법조ㆍ언론계의 경우 박권상 KBS 사장, 오제도 변호사 등과 자주 교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