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군축회담 불가피" 6자협상 난항 겪을듯
베이징=이성기 기자 sklee@sed.co.kr
북핵 6자 회담이 18일 재개됐으나 북한은 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현단계에서 핵무기 문제를 논의할 경우 핵군축회담 요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13개월 만에 재개된 6자 회담에서 북측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북한의 최종 목표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같이 주장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또 금융제재 해제 및 9ㆍ19 공동성명 이후 시행된 유엔 제재 등 대북 제재를 우선 해제해야 공동성명 이행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이에 대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음을 강조한 뒤 "이제는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 반박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북측이 처음부터 강하게 나오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했던 바"라며 "회담 날짜가 더 있기에 북측의 진정한 입장은 더 봐야 한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회담 초반 카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북미간 현격한 시각차로 앞으로 이견조율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미 양국 재무 당국자들은 6자 회담과 별도로 19일 회담을 열어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해결 방안 등을 협의한다. 미국의 시카고 트리뷴은 이와 관련, 17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가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2,400만달러의 절반인 1,200만달러가 합법적일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 행정부가 그동안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을 합법과 불법으로 구분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합법자금만 선별해 풀어주기 어렵다고 밝혀온 기존 입장과 다른 것으로 BDA 문제에 대해 미국이 '전향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입력시간 : 2006/12/18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