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기관 창구지도 폐지 자산운용 자율성 최대보장정부가 5일 당정회의를 통해 최종 확정한 '2단계 금융규제 정비방안'의 핵심은 금융기관의 자산운용과 자금조달의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한 것이다. 아울러 침체에 빠진 코스닥시장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한편 거래소ㆍ선물시장 등과의 형평성을 맞췄다.
금융시장의 규제 완화를 증시 활성화와 궤를 맞춘 것이다.
감독당국의 근거없는 창구지도를 없애고, 금융회사가 정부 부처에 내는 각종 보고서를 관련기관들이 가급적 공유토록해 금융회사에 대한 '간섭'을 줄이려는 의지도 눈에 띈다.
◆ 증시 수요기반 확충
증시 수요기반 확충 방안은 크게 ▲ 코스닥 종목의 신용거래 및 주식청약 자금 대출 허용 ▲ 외국인 장외거래 허용 ▲ 연말 휴장제(3일) 단축 또는 폐지 ▲ 선물 기본예탁금(500만원) 폐지 ▲ 선물거래 일일매매 허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 보험사의 비상장 주식 취득을 허용하고 신용금고의 유가증권 투자제한을 완화하는 등 금융회사의 자산운용 자율성을 확대한 것도 증시 수요 기반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거 개인투자자들이 신용으로 주식을 산 후, 과다한 투자손실로 파탄한 점, 불안정한 시장에 신용거래를 허용함으로써 깡통계좌(잔고부족계좌)가 발생할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경기 침체 속에서 과연 살만한 주식이 있는가가 근본 문제일 것이다.
◆ 보험사 숙원 한꺼번에 풀려
증시 규제완화에 못지 않게 이번 조치로 보험사의 오랜 숙원들이 한꺼번에 풀린 점이 주목된다.
이번 규제완화로 보험사들은 ▲ 은행처럼 회사채와 CP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고 ▲ 해외투자한도와 비상장 주식 투자제한도 완화됐으며 ▲ 판매 자회사 설립이 허용돼 모집인력을 인단 자회사로 분사한후 2003년께 도입될 방카슈랑스(은행창구의 보험판매) 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자연스럽게 인력 구조조정을 할 수 있게 된 셈.
◆ 건전성 족쇄 상당부분 풀려
금융회사들은 자산운용의 자율성과 함께 건전성, 즉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지켜야 하는 각종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우선 보험과 은행은 후순위채를 만기전에 상환할 수 있는 방법이 쉬워졌고,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와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의 출자절차와 자본금 요건도 완화됐다.
상호신용금고도 소액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100%에서 50%로 낮아져,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본연의 업무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금고에서도 상품권과 국공채를 팔 수 있고, 신협의 경우 감독기관의 획일적 지배ㆍ감독이 중앙회로 대폭 이관돼 자율경영의 기반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 종금ㆍ금고의 지점설치 제한이 완화된 것도 확장ㆍ자율경영에 한층 탄력을 가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 '시어머니' 줄어든다
이번 규제완화책에서는 그동안 금융회사들이 각종 여신정책 등에서 무형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했던 감독기관의 창구지도를 없앴다.
걸핏하면 착구지도를 통해 금융회사의 자율 정책을 방해했던 독소가 사라진 것이다.
이와함께 금융회사가 여러기관에 보고서를 내느라 시달리지 않도록 금감원이 받은 보고서는 한국은행과 예금보험공사 등이 공유토록 한 것도 금융회사 일선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김영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