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예상보다 강력한 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동통신업계가 요금 경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특히 SK텔레콤이 사용기간이 길수록 통화료와 기본료 할인 혜택을 더 많이 제공해 장기고객을 확실히 담보한다는 전략을 선보이면서 앞으로 통신사업자 간 장기가입자 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KTF와 LG텔레콤은 “시장을 고착시키고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장기고객에게 혜택 집중=SK텔레콤은 4일 내놓은 요금인하 방안을 통해 장기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다. 이중 눈여겨볼 것은 할인폭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그동안 일률적으로 적용됐던 통화료와 기본료를 사용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했다는 점이다.
가족할인제도인 ‘T끼리 온 가족 할인제도’의 경우 가족 간 통화료는 50%씩 일률적으로 할인되지만 기본료는 가입한 가족들 중 SK텔레콤을 오래 이용한 고객이 훨씬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구조로 돼 있다. 가족들이 모두 SK텔레콤 고객이고 가족 합산 사용기간이 10년 미만일 경우 10%의 기본료 할인을 받지만 20년 이상이 되면 30%, 30년 이상이면 50%까지 넘어간다.
특히 기본료 속에는 특정 요금제에 가입했을 때 부과되는 월정액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기본료만으로 수만원이 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기고객에 대한 혜택은 망내 할인에도 적용된다. 2년 이상 사용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 ‘T끼리 PLUS 할인제도’는 사용기간에 상관없이 할인율을 50%로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일반 망내할인상품과는 달리 할인율을 ▦2~3년 미만 65% ▦3~5년 미만 70% ▦5~10년 미만 75% ▦10년 이상 80%로 책정해 장기가입자에게 보다 큰 혜택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휴대폰 요금 1년 내 21% 할인=그렇다면 이번 방안으로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얼마나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가족 모두의 합산 사용기간이 25년인 5인 가족이 가족할인제도에만 가입할 경우 현재는 평균 17만210원을 내지만 1년 후에는 약 2만5,260원이 내려간 총 14만4,950원만 내면 된다. 1인당 월 5,052원의 할인 혜택을 보는 셈이다. 또 가족할인과 T끼리 PLUS 할인제도에 동시 가입할 경우 할인율은 21%로 커진다.
배준동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가족할인제는 고객이 가입한 모든 제도를 수용해 등록만 하면 되기 때문에 연내 400만명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망내할인 고객도 5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F와 LG텔레콤은 할인 혜택이 훨씬 큰 요금제를 준비 중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번 조치로 시장이 완전히 SK텔레콤 쪽으로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며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LG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이번 요금인하 방안이 시장 고착화를 심화시키고 가상이동통신망(MVNO) 사업자를 무력화시키는 등 문제가 있다”며 “공정경쟁환경 조성이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