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환 대북송금 특별검사팀이 오는 25일 만료되는 1차 수사기간(70일)을 30일 연장해달라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20일 공식 요청했다.
특검측은 연장 요청서에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구속수사 중인 상황에서 공소유지를 위해 자금추적을 하는 등 진상규명과 합당한 처리 등을 위해 연장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김대중 전 대통령 조사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신ㆍ구주류를 막론하고 반대 입장이고 청와대도 문희상 비서실장이 대통령에게 불가입장을 건의하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많아 일단은 특검 연장이 수용되지 않을 확률이 크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21일 송 특검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국익과 남북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최근 불거진 현대 비자금 150억원의 사용처와 김 전 대통령 조사 문제 등은 검찰로 넘겨지게 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25일까지 기소대상자를 추려 일괄기소하고 재판까지 공소유지를 맡게 된다. 김 전 대통령 조사는 시간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 대해서는 대북사업에 종사하는 점을 감안,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연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현대 비자금의 종착지를 규명하는 한편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어떤 식으로든지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검팀은 현대 비자금 150억원이 사채시장을 거쳐 주로 4ㆍ13 총선 이후인 지난 2000년 5월 말과 7월 말 증권사ㆍ보험사 등 계좌를 거쳐 집중 현금화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돈의 종착지를 찾고 있으나 돈세탁을 주도한 재미 사업가 김영완씨가 귀국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수뢰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이날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대질했으며 다음주 초 정몽헌 회장과도 대질하기로 했다. 박씨는 전날 `명예훼손` 등으로 이씨를 고소한 데 이어 24일 구속적부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