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 어깨 무겁다

금융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민간전문가인 전광우 딜로이트컨설팅 회장이 발탁돼 관심을 끈다.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효율 극대화,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다. 금융계는 대체로 환영하며 기대를 거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새 정부의 금융위원회는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을 일원화해 규제를 없애자는 취지이지만 출범과정에서 권한과 업무영역ㆍ인선을 둘러싸고 적잖은 진통을 겪었고 그 앙금은 아직도 남아 있다. 기구개편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을 봉합하고 조직의 안정을 기하는 것이 전 위원장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전 위원장이 풀어야 할 최대 과제이다.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고서는 선진국 진입은 물론 새 정부가 제시한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도 쉽지 않다.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기대 이하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투자은행을 키우자는 주장이 많았지만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식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제도 선진화도 더디기만 하다. 국내 금융 서비스가 한단계 올라서려면 규제개혁을 통해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제고해야 한다. 우리 금융회사들이 나라 안팎에서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개발에 힘써야 한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규제 휘슬을 자주 불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 다짐이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 금융위에 불어올 외풍을 막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일각에서 정부 개입을 강화하려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간섭을 적절히 차단하면서 정부 정책과도 조화를 이루는 균형감각이 요구된다. 단기 성과보다는 멀리 내다보고 우리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수립에 힘써야 한다. 산업은행 자회사 매각을 포함한 국책은행 민영화와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편입된 민간기업 지분매각 문제, 금산분리 완화, 론스타로 압축되는 반외자기업정서 해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국내시장 충격 최소화 등도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금융 선진화의 튼튼한 주춧돌을 놓는 초대 위원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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