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11원 급등…換시장 또 전운

달러 강세 영향 역외세력 강력 매수로 1,027원까지 치솟아<br>외환당국 환율전쟁 선포 한달전 수준으로 돌아가<br>전문가 "한단계 높아진 레벨서 공방전 펼쳐질것"


외환시장에 다시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지난 7일 외환당국의 ‘환율전쟁’ 선포 이후 강력한 개입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원ㆍ달러 환율이 8일 역외세력의 거센 반격에 한달 전 수준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강력한 저항선이었던 1,020원선이 뚫린데다 글로벌 달러 강세 전환, 당국의 개입명분 약화 등을 감안하면 환율은 한단계 레벨업된 수준에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 대비 무려 11원40전 급등한 1,027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당국의 시장개입 선포 다음날인 7월8일(1,032원70전) 환율에 근접한 수준으로 한달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급등은 역외매수 세력이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역외세력은 전날 밤 뉴욕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하며 1,022원으로 환율을 끌어올렸다. 이들 세력은 또다시 서울 환시에서도 강력한 매수에 나서며 1,020선을 무너뜨렸으며 강력한 저항선이 깨지자 정유사 결제수요 등 역내세력까지 추격매수에 가담해 환율급등을 부추겼다. 당국이 오전 중 10억달러 이상 매도개입에 나서며 저항했지만 워낙 강력한 공세에 묻혀 발을 뺀 점도 시장의 거센 반격에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역외세력이 이처럼 ‘환율전쟁’ 한달 만에 초강력 반격에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글로벌 달러의 강세전환이다. 한때 1.60유로까지 절하됐던 달러화 가치는 최근 1.53유로로 절상됐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유가가 하락한 점도 달러가치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결국 역외세력들은 달러화 상승과 맞물려 아시아권 통화 약세에 베팅했고, 특히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원화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외환당국의 개입도 주요한 포인트다. 한은이 7일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한데다 유가하락 등 여건변화로 당국의 환율안정 개입 명분이 약화되리라 판단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7월 한달간 200억달러가량을 쏟아부은 당국이 외환보유액 문제로 이전처럼 강력하게 개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역외세력 반격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 관건은 당국의 개입의지지만 과감하게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달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도로아미타불’이 될 지경에 이른 점과 대폭 축소된 외환보유액에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속적인 개입과 외환보유액 감소로 대외신인도도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역외세력이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재료를 발판으로 삼아 수급을 뛰어넘어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며 “지지선인 1,020원선이 뚫린 이상 한단계 높아진 레벨에서 환율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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