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즉, 세계가 따로없고 지역이 따로없다는 새로운 신사조 속에서 국내 자본시장도 생존전략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때다.세계적인 자본시장의 통합화 흐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세계 각국 거래소시장의 지역별 통합 움직임, 국제적인 금융거래 컴퓨터용어 통일화작업(FIX PROTOCOL) 등 세계적인 시장통합 움직임은 더욱 진전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자본시장도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도의 국제화와 관행의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추구해 국제적인 단일 거래권역화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채권시장의 저변확대와 투명한 거래환경의 조성과 함께 투신산업의 선진화 등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제도와 금융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채권시장의 경우 외국인 투자가 활성활 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을 통해 투명한 가격의 결정과 고시, 일반투자가의 저변확대를 위한 대책들을 수립해야 한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아직 거래규모가 작아 외국인의 시장참여가 미미한 각종 파생상품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스크 회피수단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선행되면 외국인 채권투자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채권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표채권을 다양화하고 일반인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2차시장(유통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소액채권을 거래할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도 이루어져야 한다.
오는 6월에 도입되는 IDB(채권 전문 중개회사)제도도 그러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거래소에 상장된 채권의 장내거래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도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거래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지표채권의 발행을 통해 다양한 채권의 거래를 활성해 해야 한다는 얘기다.
주식시장도 정보통신의 발달을 최대한 활용해 정보의 효율성을 제고시켜 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발행사의 주식에 관한 정보가 적시에 적은 비용으로 투명하게 투자자에게 전달될 수 있는 제도를 정착시켜 소위 작전과 같은 시장왜곡 요인을 해소해야 한다.
공시제도의 강화와 함께 상장기업도 IR(기업투자설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IR로 임해야 된다. 주식보유 비중은 20%에 불과하지만 매매비중으로 80%에 육박하는 개인투자가의 매매패턴을 장기화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주식투자를 저축으로 인식할 수 있는 장기상품의 보급도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세제지원도 고려될 수 있다. 또 급격하게 늘어난 주식투자자들에게 체계적인 투자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고려돼야 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또 투신업계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투명성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시가평가제도는 투신업계의 투명성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펀드운용체계의 투명성도 보장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펀드운용을 감시·감독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도 병행돼야 한다. 사후적인 보완장치 예컨대 상환이후 평가가 잘못됐으면 이를 바로 잡아주는 조정기구도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투명성제고를 위해서는 재벌사의 투신운영에 따른 문제점도 해결해야 한다. 투신사를 통한 재벌사의 편법자금 지원은 투신업계의 신뢰성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소액에 여러개로 나뉜 펀드 운용방식도 개선돼야 한다. 펀드의 운영비용부담은 큰 반면 효율적인 감시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투신사에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벽도 제거돼야 한다.
최근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개방형 뮤추얼펀드(회사형)도 허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자자가 계약자가 아닌 주주로 참여하므로 투자자보호도 용이하고 감시감독도 훨씬 쉽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미국과 같이 기업연금상품을 개발, 활성화해 개인이 간접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을 터놓아야 한다.
증권연구원 노희진 박사는 『글로컬라이제이션에 적응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과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전환을 서둘러야 한국 자본시장이 국제적으로 낙오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영훈기자DUBBCHO@SED.CO.KR
입력시간 2000/03/30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