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 의원이 "지난해 11월 김창근(金昌根) 전 SK 구조조정본부장으로부터 100억원을 받기 직전 김영일(金榮馹) 전 사무총장과 돈 받을 장소를 상의했다"고 밝혔다는 증언이 나와 김 전총장이 100억원의 당 유입 전 그 실체를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28일 "최 의원은 당초 SK측에 `당사 지하주차장으로 돈을 가져오라`고 했으나 SK가 보안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자 김 전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가 좋겠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자 김 전 총장은 `생각해보자`고 전화를 끊었다가 잠시 후 다시 전화를 걸어와 `마땅한 장소가 떠오르지 않으니 최 선배가 정하시라`고 해 최 의원의 동부이촌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돈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최 의원이 2차 검찰소환 조사를 받은 직후 이런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최 의원은 "나는 당의 부탁으로 SK에 전화만 했으며, 누가 얘기해서 내가 움직였는지는 정치신의상 밝힐 수 없다"고 말해왔다.
이에 대해 김 전 총장은 "내가 26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하자 나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 씌우기 위한 악랄한 음해"라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해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그는 또 "지난해 10월 중앙당 후원회에서 수백개 기업이 낸 돈이 60억원에 불과한데, 한 기업이 100억원을 주었다면 누구 때문이었겠느냐"며 "나는 이회창(李會昌) 전후보의 친구이자 선배인 최 의원에게 모금을 지시할 입장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유성식 기자 ssyo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