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을 맞아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려들고 있는 부산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에 새벽마다 `이색 아줌마부대`가 등장했다.
7일 새벽 5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50~60대 아줌마들 5~6명이 피서객들이 빠져나간 백사장을 이 잡듯이 훑고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피서객들이 흘리고 간 동전을 줍는 것.
이들은 뜰채 모양의 장비를 들고 1,460m백사장을 샅샅이 수색하기 시작한다. 삽질하듯 백사장의 모래를 퍼 그물 새로 모래를 털어내면 평균 동전 1~2개가 남는다.
수십만명의 피서객들이 백사장에서 피서를 즐기는 과정에서 흘린 동전이나 반지 등이 솔솔찮게 나오는 것이다. 이달 초부터는 야영객들이 늘어나 운이 좋으면 하루에 3만~4만원을 거뜬히 벌 수 있어 이들에겐 짭짤한 부수입이 되고 있다.
송정해수욕장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단순히 동전 줍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모래 속에 묻힌 유리조각 등 각종 쓰레기도 치워 피서객들이 다치지 않도록 하는 `선행`까지 실천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요즘 피서객들이 100원짜리 동전정도는 잘 주워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안전사고를 막아주고 청소도 해주는 아줌마들이 내심 고맙다”고 말했다.
<부산=김진영기자 kj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