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주택매매 예상밖 급증

지난달 518만채로 전달보다 5.5%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미국 부동산시장에서 지난 9월 주택매매가 5.5% 급증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훌쩍 넘는 수준이지만 부동산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RA)에 따르면 9월 기존주택매매는 518만채로 전달 491만채보다 5.5% 증가해 전문가들이 예상한 493만채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서부지역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를 중심으로 부실자산 정리가 늘어나면서 주택판매 증가율이 전월보다 17% 늘어났다. 이에 따라 미판매 주택재고는 427만채로 1.6% 감소했다. 9월 거래된 단독주택 매매 건수는 462만건에 달해 전월보다 6.2% 늘었다. 전문가들은 9월 주택매매 증가에 대해 차압주택 매매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NRA는 9월 기존주택매매 총 건수 중 차압주택 거래가 35~4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애덤 요크 와코비아 이코노미스트는 “차압된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면서 기존주택매매 판매증가율이 반짝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위기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10월이나 11월 주택매매 증가율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건설업계도 아직 주택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미국 3위 건설업체인 풀트 홈즈의 리처드 듀거스 최고경영자(CEO)는 “주택경기는 좀더 시간이 지나야 바닥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풀트 홈즈가 지난주 발표한 3ㆍ4분기 순손실액은 2억8,040만달러에 이른다. 건설업체들의 착공 건수도 64% 줄어 1959년 이후 최대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주택 착공 허가 건수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어 건설경기 수축이 앞으로도 계속 미국 경기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비드 사이더스 전미주택건설업체연합(NAH)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문제는 주택시장에 있다”며 “주택경기 부진이 금융시장의 숨통을 죄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경기가 앞으로 계속 부진할 경우 일반인들도 소비를 줄이게 된다. 집값은 한참 떨어졌는데 울며 겨자 먹기로 집값보다 더 비싼 주택담보대출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로렌스 윤 NR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판매 감소가 바닥을 쳤다고 생각된다”며 “앞으로 5~6개월간 주택재고가 줄어드는 과정을 거쳐 주택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주택가격 자체는 하락했다. 9월 말 현재 평균 주택가격은 전년보다 9% 하락한 19만1,600달러로 2004년 4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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