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BIZ 플러스 영남] "자녀 치아관리는 부모몫"

건강칼럼<br>10세미만 아이는 혼자서 양치못해… 무릎에 눕혀 입안 꼼꼼히 닦아줘야

아파트 단지나 주거지역에 있는 치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을 하나 소개해 볼까 합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진료실로 들어오시는 어머니의 모습, 아니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한껏 겁먹은 표정으로 어머니에게 끌려(?) 들어오는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치료는 고사하고 치과 의자에 눕게 하는 것부터 아이가 입을 벌려 검진을 하기 까지도 그냥 쉽게 되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대부분의 검진 결과는 “충치가 많이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신경 좀 써 주셔야 겠습니다”라는 말들입니다. 아이들의 구강 관리는 아이들의 몫이 아니라 부모의 몫이어야 한다고 말씀 드린 것입니다. 그러나 백이면 백 거의 대부분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아이를 혼내시며 “충치가 많단다 내가 이 잘 닦으라고 몇 번을 얘기 했니? 아휴 내가 못살아”라고 말씀하십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아이들이 만 10세까지는 혼자서 이를 닦더라도 실은 닦는 흉내를 낼 뿐이지 이를 잘 닦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충치균도 결국 부모에게서 옮겨져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자녀의 구강 관리는 부모의 책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충치와 이 닦여주는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우선 충치는 설탕이든 음식이나 과자를 많이 먹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충치는 말 그대로 세균, 즉 충(蟲)에 의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처음 태어난 신생아의 입에는 충치 균이 살지 않습니다. 결국 부모의 입에 있는 세균이 자녀의 입으로 옮겨져 가는 것이고 이 세균에 의해서 단 것을 먹으면 충치 균이 당을 먹고 부산물로 산(acid)을 분비하여 이를 푸석푸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부모의 구강이 건강해서 충치가 적으면 아이의 구강에도 충치 균이 적게 될 것이고 같은 음식을 똑같이 먹어도 이가 덜 썩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만 생각해 보아도 이가 잘 썩는 아이를 그 부모가 쉽게 혼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이번에는 자녀의 이를 닦여 주는 방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닦아 줄 수 있지만 순서를 정해서 치아의 뺨쪽을 다 닦아주시고 그 다음으로 치아의 혀쪽을 닦여서 빠지는 부분이 없이 닦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세는 아이의 머리가 부모의 다리 위에 베게 배듯이 오게 해서 닦여 주는 것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부모는 아이의 구강 안을 잘 보며 꼼꼼히 닦여주기가 쉽고 아이도 편안한 가운데 누워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치과치료를 위해서 아이들을 물리적으로 속박하고 윽박질러서 치료하는 것을 아동 학대로 규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아이들의 치료를 위해서 전신 마취를 시행하는 것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어쩔 수없이 강제로 라도 치료를 해야겠지만, 거의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것처럼 버둥거리는 아이를 강제로 붙들고 치료할 때면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 참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자녀에게 충치가 생기지 않게 잘 관리하여 주시는 것이 부모가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큰 사랑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 자녀를 무릎에 눕히고 이를 닦여주며 자녀에게 사랑을 보여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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