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 6월 파동이 외식업계의 만두 메뉴를 강타한 지 5개월. 한때는 매몰찬 외면을 당했지만, 하얀 김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만두는 칼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계절에 뿌리치기 힘들 정도로 입맛을 당기는 최고의 간식거리이자 든든한 한 끼 식사 메뉴다.
최악의 시련을 딛고 소비자들 곁으로 돌아 온 만두.
보글보글 끓는 냄비에 둘러 앉아 만두를 건져 먹는 한식 전골요리부터, 수백 가지 종류가 있다는 중국 만두 딤섬, 색다른 맛으로 즐기는 이탈리아 만두 라비올리까지, 다양한 만두 요리를 통해 각국의 맛과 문화를 함께 느껴 보면 어떨까.
최근 청담동에 또 하나의 그럴듯한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100년 전통을 세워 온 소롱포 전문점 ‘난시앙’. 본토에서는 1900년 개점 이래 지금도 매장 앞에 손님 줄이 끊이지 않는다는 상하이 ‘명물’ 소롱포의 맛을 국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소롱포(小籠包)란 육즙이 가득 들어 있는 중국의 만두 요리로, ‘상하이 요리의 꽃’이라는 별칭까지 얻고 있다. 만두 안이 워낙 뜨겁기 때문 우선 초에 살짝 찍어 스푼에 올려 놓은 다음, 옆쪽을 베어 물어 육즙을 먼저 음미하고 먹어야 입을 데지 않는다.
중국 본점에서 건너온 7명의 주방장들이 선보이는 난시앙의 소롱포는 ‘게살&삭스핀’ 등 6가지. 이 밖에 상하이 특선 딤섬과 빨대를 끼워 먹는 ‘탕빠오’ 등 총 12종의 딤섬이 준비됐다. 난시앙에서의 한 끼 식사 가격은 2만5,000~3만원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02)3446-0874
중국 만두 딤섬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은 이 밖에도 많다.
서울 지하철 7호선 반포역 바로 앞에 위치한 정통 중식레스토랑 ‘양자강’은 자장면 맛 만큼이나 딤섬 메뉴로 유명한 곳.
12종의 딤섬 가운데 특히 새우쇼마이와 매운 해물야채만두, 새우야채말이튀김, 닭고기 찹쌀연꽃잎말이 등이 인기다. 딤섬 한 접시 당 가격은 평균 4,200선. (02)595-2874~5
제법 찾는 손님이 많은 딤섬과 달리, 이탈리아 만두 라비올리는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다.
라비올리란 밀가루 반죽 안을 생선이나 야채, 다진 고기, 치즈 등으로 채워 네모 또는 반달 모양 등으로 빚어 익힌 다음, 토마토나 크림소스 등 파스타 소스와 함께 먹는 요리.
광화문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나무와 벽돌’(735-1157)에서는 바다가재로 속을 채워 부드러운 크림소스와 함께 제공하는 바다가재 라비올리(1만5,000원)를 선보이고 있다.
메뉴에는 없지만, 도산사거리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인 ‘일 치프리아니’(540-4646)나 이대 후문에 위치한 ‘데미타스’(313-2587)에서는 고객 주문에 따라 즉석에서 요리를 해주기도 한다.
데미타스 김승근 사장은 “국물이 없는 만두 요리라 단품으로 주문하면 썰렁하기까지 하지만, 코스 메뉴의 일부로 내놓기에 매우 좋다”며 “한국사람 입맛에는 흰살생선으로 속을 채운 라비올리가 가장 잘 맞는 것 같다”고 한다.
한편 우리에게 친숙한 한식 만두 요리로는 만두국이나 만두전골 등이 대표적.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근처의 ‘다락정’은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두 전문점으로, 김치찌개에 만두와 떡 등을 넣은 김치만두전골과 된장찌개에 버섯, 만두를 넣어 구수한 맛을 낸 토장만두전골이 대표 메뉴다.
1인당 9,000원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속까지 뜨끈하게 데워주는 푸짐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02)725-1697
어른 주먹만큼 큼직한 이북 만두가 들어 있는 만두전골(1만8,000원ㆍ2만5,000원)과 만두국(5,000원)으로 유명한 사동면옥도 푸짐한 양과 깊은 맛으로 인사동의 대표적인 맛집으로 자리를 잡았다. (02)735-7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