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를 걷던 수출채산성이 보합수준에서 진정됐다. 그러나 최근 원고 현상을 감안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3ㆍ4분기 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0년=100)는 84.8로 전 분기에 비해 0.1%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역대 최저치였던 전 분기의 84.7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특히 환율 급락세가 반영될 4ㆍ4분기 실적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눠 100을 곱한 수치로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저가 수출에 의존할수록 이 지수는 낮아지며 기업의 채산성도 나빠진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 2001년 95.5, 2002년 95.0에 이어 지난해 89.0 등으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하락하다 3ㆍ4분기에는 하락세가 일단 진정됐다.
3ㆍ4분기 중 순상품교역조건이 미미하게나마 개선된 것은 수입단가지수가 108.6으로 전 분기 대비 1.0% 상승한 데 비해 수출단가지수가 92.1로 1.2% 상승, 수출단가가 수입단가보다 더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수출물량지수는 159.4로 사상 최고치였던 전분기에 비해 3.6% 하락했으며 수입물량지수도 126.5로 2.2% 하락했다.
수출물량지수가 감소함으로써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5.2로 전 분기 대비 3.4% 떨어졌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에 수출물량지수를 곱한 후 100으로 나눈 것으로 총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가리킨다.
소득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한 것은 3ㆍ4분기 중 경공업제품의 수출부진으로 전 분기 대비 수출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